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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봄 Jun 24. 2022

경력직 마케터에겐 어떤 질문을 할까? | 면접 복기

핀테크 스타트업 면접 후기

오랜만의 면접이었다.


약 2년 만에 면접다운 면접을 준비하느라 너무 많은 긴장과 걱정을 하고 있었고,

면접 복기 따위 쿨하게 넘겨버렸던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워 이번에는 이렇게 복기를 하게 되었다.


하루 만에 급하게 작성해 제출한 이력서에는 크고 주요한 성과만 간략하게 넣은 대신 온갖 수행업무들을 다 때려 박았던 덕에 면접 준비 때 두 배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마치 "이번 기말고사 시험 범위는 전공책 처음부터 끝까지 입니다." 하는 것 같았달까?


어쨌든, 무사히 면접을 마치고 와서 미래의 나와 이직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끄적여 본다.




마케팅팀 안에 그로스팀과 퍼포먼스팀이 있는데 나의 이력서는 그로스 마케터로 제출했다.


원래 1차 면접(전화면접) - 2차 면접(실무 면접, 컬처 면접)으로 진행되는 전형이었으나 감사하게도 1차 면접은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2차 면접만 보게 되었다.


회사 분석


회사의 인재상 : 

강력한 고객 경험, 투명성, 오너쉽, 존중, 실패에 두려움 없는 자세


회사 특징 : 

주요 키워드는 전문성, 성과중심, 주도성과 적극성, 목표(성과)에 대한 책임, 데이터 기반의 사고, 실험 중심


이었으며 이외 면접 후기나 채용페이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협업도 중시한다고 판단했다. JD들을 보아 경력직에게 요구하는 스킬 셋이 꽤나 높으며 링크드인을 보면 화려한 스펙과 이력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

회사 채용사이트, 잡플래닛, 사내 직원 인터뷰, 전 직장이었던 분들이나 면접 봤던 분들의 후기 등을 종합하여 정보를 얻었다.


전략 :

재직자분들만큼의 전문성을 어필하기에는 내가 가진 무기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도성과 적극성,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능력을 중심으로 어필하기로 했다. 더군다나 그곳에 면접 봤던 선배의 조언이 절대 블러핑 하지 말고 솔직하라고 해서 솔직하되 내가 열심히 한 부분에 대해서도 어필하기로 했다.



실무면접


전반적으로 이력서 기반으로 이력과 성과, 전문성을 검증하는 질문을 했다.


1. 자기소개

    어떤 걸 중심으로 어필할까 고민하다가 '목표 달성을 위한 집념'이라는 큰 주제로 나의 성과와 적극성, 데이터 기반의 사고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 2가지를 꼽았다.


2. 원래 마케터가 꿈이었나요?

    직무에 대한 충성도인지, 아이스브레이킹 용도인지는 헷갈렸는데 대학생 때부터 하고 싶었다고 있는 그대로 답했다.


3.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레임워크와 사고의 흐름?

    실제 사례를 빗대어가며 말했다.

자기소개에서 설명했던 사례 중 하나를 집어서 설명했으며 다음과 같다.


문제 인식 : 매출이 조금씩 감소하는 것을 발견

문제 원인 파악 : 

    i) 광고 효율에는 이상이 없으나 유입 이후 지표에 변화를 발견

    ii) 어떤 구간에서 이탈이 생기는지 확인(어떤 툴로 분석했는지 꼬리 질문)

    iii) CX팀을 통해 고객 반응 검증

    iv) 유저 플로우 및 구매행동 패턴을 통해 고객의 의도 유추

    v) 경쟁사 현황 파악 및 자사와 비교

문제 정의 : 우리 상품 및 랜딩페이지에서 고객이 원하는 XX 부분이 빠져있어서 이탈을 했을 것이다.

문제 해결 : 고객이 원하는 XX 부분을 추가하고 OO부분을 보완한 랜딩페이지를 기획하여 신규 패키지 론칭

결과 확인 : 그 결과 구매 전환율이 2배 개선


4. 위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우리 회사 서비스에서 해결해야 하는 이슈가 있는가?

    

    답을 두어 개 준비해 갔는데, 예상했던 방향과 달라서 당황했었다. 그래서 '고객 관점에서 해결해야 하는 이슈보다는 내가 고객으로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이라는 말을 덧붙여 준비했던 말을 함.


서비스의 특징/본질과 나의 라이프스타일 + 사고방식을 엮어서 ~한 이유로 ~게 수정하면 더 자주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함.


5. 퍼포먼스 매체를 앱 마케팅 쪽으로도 다룬 적이 있는지?

    실제로 제대로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솔직하게 못해봤다고 답했으며, 대신 어떤 매체를 중심으로 집행했는지에 대해 답했다. 추가적으로 포토샵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6. 전 직장들의 퇴사 이유를 질문 (이력서상 3년 10개월간 3개의 회사를 다닌 상태였고, 4번째 직장을 찾는 중이었음)

    팩트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말했다.

    i) 첫 회사 -> 두 번째 회사 이직 이유

        회사가 더 이상 고객지향 중심으로 나아가기보단 매출 중심으로 나아간다고 판단되었고 이대로 가다간 회사의 성장이 걱정되었다. 더불어 내가 원하는 방향 (고객 중심)이 아니었기에 퇴사를 결심

    ii) 두 번째 -> 세 번째 회사 이직 이유

        첫 회사와 두 번째 회사가 같은 도메인이었고 두 번째 회사에서 전 회사에서 배운 모든 것을 써먹으며 성장했는데 같은 도메인 및 회사 규모의 한계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다고 판단, 도메인을 바꾸고 개발자가 있는 회사로 지원했다고 답변


1년 단위로 이직한 것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충분히 답변되었다고 말씀해 주심


7. 우리 회사에 왔을 때 어떤 쪽으로 커리어를 가지고 가고 싶은가?

    퍼포먼스 vs 그로스를 목적으로 질문한 것이었고, 그로스 쪽으로 답했음.

그러나 그로스라는 게 회사마다 다른 업무 스콥과 방식 등을 가졌다 보니, 내가 해 온 그로스와 정말 많이 다를 것이라는 말씀을 주셨고 맥락상 TO도 없다는 식으로 들렸음.


내가 일해온 방식과 다른 부분을 설명해주시며, 어떻게 생각하시냐길래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음.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이때 눈치가 없었던 것 같음...)


8. 그로스에서 기획과 통계/분석 중 어디에 더 잘 맞다고 생각하는지?

    이 부분이 정말 어려웠는데, 둘 다 재미있어했고 해온 거는 기획 쪽인데 개발하고 싶은 통계/분석 쪽이었어서 개인적으로 난감한 질문이었다. 답변은 통계/분석 쪽으로 개발하고 싶다고 말함.


9. 퍼포먼스 마케팅의 경험은 전무한지?

    퍼포먼스 마케팅을 제대로 경험했다고 하기엔 전체 연차에 비해 파이가 너무 작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솔직하게 답했다.


집행 한 경험도 있고 집행할 줄 아는 매체도 있으나 퍼포만 하시던 분들에 비해 깊이나 다룰 수 있는 매체의 넓이가 좁아서 아마 적응기간이 필요할 수 도 있다고 말함.


10. 직전 회사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성과?

    준비했던 사례 중 하나를 위 3번 framework에 입각해 답함


-

내 이력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다행히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존중해주시고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실제 본인 회사에도 인사에서 마케팅, CX에서 인사 등 다양하게 직무이동을 하기도 한다고.

-


11. 입사하게 되면 상황에 따라 직무 트랜스퍼나 마케팅 내에서 역할 쉬프트가 필요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민감도는 괜찮은가?


    내 이력을 보면 예상 가능하시다시피 새로운 일을 좋아하고 트랜스퍼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다만, 하나의 영역에서 충분한 스페셜리티가 쌓인 후에 이동을 하는 것이 회사에 기여하는 것도, 나에게도 좋다고 생각되어 그 기간만 충분히 주면 상관없다.


12. 나의 커리어와 관련해서 매니저(=상급자)가 케어해준 적 있는가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커리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냐는 것으로 해석했음.


아쉽게도 없었고 혼자서 주변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거나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아가며 정리해나갔다고 답함.


13. 협업 과정에서 본인의 장단점


    실제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 직장 동료들에게 나와 일하면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물어봤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 조율'이라는 강점으로 답함.



이후에는 회사에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마쳤다.




다행히 크게 어렵거나 후회되는 질문-답변들은 없었고 이후 컬처 면접에서도 약간의 당황스러움은 있었지만 큰 난관은 없었다.


이번 면접을 끝내고 개인적으로는 긍정의 기운이 넘친다고 느꼈는데, 그러면서 후회되는 생각이 있었다.


'뭐야, 별거 아니네. 진작 도전 좀 해 볼걸.'


물론 어느새 4년이 꽉 채워져 가는 짬밥 덕일 수도 있지만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면접이 진행되었으며, 그동안 지나치게 작은 조직만 다녔던 나 스스로가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내 실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되어서 작은 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도전을 하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제 면접 복기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붙었을 것 같을지, 떨어졌을 것 같을지 예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원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컬처 면접 복기도 올리겠습니다.

+) 면접 준비를 하시는 분들을 위해, 질문만 따로 모아둔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복사해서 연습해보세요:)


https://nsny.notion.site/Kit-1-ebe2f05a1ce748da8cffd2102ef3bbc2




++) 컬처 면접 복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brunch.co.kr/@hyebom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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