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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hyun Jun 03. 2016

"내가 이 길 위에 있다니!"

2016년 5월 23일 (Day + 1)

<CDT(5,000km 미국종단) day +1>

3:00pm부터

7:30pm까지

총 6.6마일 운행


CDT출발지 'Crazycook'으로

LA에서 약 13시간 버스를 타고 뉴멕시코 로즈버그(Lordsburg)로 이동.

오전 8시쯤 로즈버그에 도착했다.


로즈버그는

버스나 기차로 갈 수 있는,

CDT출발지 'Crazycook'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었다.

(다른 출발지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많은 하이커들이 'Crazycook'을 출발지로 선택한다.)

13시간 버스를 타고 달려와 내리자마자

내 눈 앞에 보인 것은 '맥도날드'였다.


일단 배를 채우고

멕시코와 미국의 경계인 '크레이지쿡'으로 가는 방법을 찾기로 한다.

배를 든든하기 채우고,

혹시라도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시도해보지만

역시나

실패였다.


Lordsburg, New Mexico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때! 큰 배낭을 맨 사람 한명이 맥도날드를 향해 걸어온다.

'크록스'(트레일네임)였다.

(이름보다는 자기가 정한(혹은 누군가가 정해준) 트레일 네임을 주로 사용한다.)

그를 만나 트레일 엔젤에게 바로 연락을 할 수 있었다.

(트레일 엔젤은 하이커들이 길을 잘 걸을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있다. 말 그대로 '엔젤!')

하지만,

트레일 엔젤의 트럭 고장으로 Crazycook까지는 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중간에 내려 출발지인 크레이지쿡까지 걸어갔다가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기로 결정했다.


12시에 슈퍼마켓 앞에서 트레일 엔젤을 만났고,

가는 길에 3~4군데 내려 'Water Cache Box'에 함께 물을 채웠다.

(트레일 중간 중간에 하이커들이 물을 채울 수 있는 'Water Cache Box'가 있다.)


이렇게 물통만 놓여있는 곳도 있다.

물을 함께 채운 뒤,

출발지인 크레이지쿡에서 25마일정도 떨어진 Water Cache Box에서 맥주를 마시며 트레일 엔젤과 인사를 했다.

트레일 엔젤은 집에서 챙겨온 오렌지와 블루베리를

'며칠 뒤 여기 다시 돌아왔을 때 먹으라'며

그 캐시박스 안에 넣어주었다.


드디어,
CDT 시작!

내가 CDT 길 위에 있다니!
LA에 있을 때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생각만 하던 일이 정말 현실이 되어버렸다!


가시 많고 그늘없는 사막.

가시를 요리조리 피해 오늘은 6.6마일을 걸었다.

오랜시간 버스를 타 피곤한 상태이고, 오늘은 첫날이니 일찍 쉬기로 한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바람을 조금 피할 수 있는 곳을 겨우 찾아 텐트를 치고

작은 소리에도 흠칫 놀라는 것도 아주 잠시.

바로 골아떨어졌다.

출발지를 찍고, 다시 그 캐쉬박스로 돌아가기까지 며칠이 걸릴까?

벌써부터

오렌지가 먹고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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