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널A에서 방영하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이 인기다. 육아가 어려운 부모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배테랑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가 ‘맞춤형 솔루션 및 육아 코칭’을 제공한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보는 동안 아동 발달 시기별로 교육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 상황별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까지 안내해 줘 육아고민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녀와 부모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서로의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한편, 경제교육은 왕도가 없는 것 같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경제 관련 이슈와 대처 사례 이야기를 하루에 하나씩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이대별로 경제교육 순서를 정해본다면 이런 방향을 추천드리고 싶다.
1. 네 것과 내 것을 구별할 줄 아는 2세, 물물교환을 알려주자.
“네 물건 좀 빌려줄래?”
“안 돼, 내 거야”
아이는 가르치지 않아도 내 것과 네 것을 구별하는 시기가 온다. 하나의 장난감을 두고 두 아이가 싸우는가? 이때 ‘물물교환’을 알려줘 보자. 물건과 물건을 교환할 수 있다는 점, 무엇을 기준으로 교환이 이루어져야 서로가 만족스러운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는지 예를 들어주면 더 좋다.
"A랑 B랑 바꿔서 가지고 놀까?"
"네가 가장 좋아하는 A를 주면 B도 주고, C도 줄게."
"A랑 비슷한 C랑 바꾸자고 말해볼까?"
2. 돈의 역할을 아는 3세, 돈의 희소성을 알려주자.
"엄마 돈 많잖아. 지갑에 돈 있잖아. 얼른 내"
아이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을 부모가 애써 알려주지 않아도 알고 있다. 평소 주스, 물, 사탕, 젤리 등을 사거나 버스, 택시 등을 타고 내릴 때 돈을 내는 부모님의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소비형태를 통해 ‘물물교환’에서 '돈과 물건 또는 서비스'의 교환을 알아간다.
이때 가르쳐야 할 중요한 개념은 ‘돈의 희소성’이다. 돈은 무한히 생기는 것이 아닌 드물고 적어서 소중하게 사용해야 함을 알려줘야 한다. 갖고 싶은 물건을 전부 살 수 없다는 것, 그 한계를 알려줘야 한다.
"돈은 하루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거야. 아침에 한 번 사용해서 오늘은 사용할 수가 없어."
"엄마랑 아빠가 일을 해야 돈이 생겨. 이걸 사려면 엄마랑 아빠랑 이제 일하러 가야 해."
"어제랑 그제랑 사용해서 지갑에 돈이 이만큼밖에 안 남았어. 지금 버스 타면 내일 사탕을 살 수가 없겠는걸."
3. 노동이 가능한 5세,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자.
이제 제법 야무진 손을 가진 아이다. 단순히 심부름을 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노동을 통해 돈이 생긴다는 것을 가르쳐 줄 타이밍이다. 돈의 크기를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노동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겠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설명해 줘도 좋고, 아이에게 도움을 받고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여도 좋다. 아이는 부모도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고 돈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엄마는 강의를 하고, 돈을 받아. 엄마 일하는 모습 보러 가보자."
"아빠는 물건을 주고 돈을 받아. 아빠 일하는 모습 보러 가보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돈을 받을 수 있어."
"신발정리/빨래 개기/동생돌보기/설거지/청소기 돌리기 좀 도와줄래?"
4. 더하고 빼고, 계산을 할 줄 아는 8세, 저축과 소비를 알려주자.
초등학교 입학을 기점으로 아이들의 사회생활이 시작된다. 덧셈, 뺄셈이 준비되었다면 아이에게 규칙적으로 용돈을 줘보자. 용돈의 절반은 저축을 하고 나머지 절반으로 소비하는 연습을 반복하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다.
저축은 이왕이면 통장에 하도록 도와주자. 통장을 만드는 것부터 아이 스스로 입금과 출금, 통장정리를 해보면서 저축의 재미를 느끼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저축을 하고 남은 용돈으로는 소비를 알려주자. 학교준비물이나 간식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가볍게 거스름돈을 계산해 보는 것부터 같은 상품이 판매점에 따라 가격이 왜 다른지 비교하는 습관, 비슷한 상품인데 가격이 왜 다른지 비교하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보자. 합리적인 소비는 비교를 잘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기준점을 알려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무엇보다 반드시 알려줘야 할 좋은 습관으로는 선저축 후지출을 꼽을 수 있겠다.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어볼까? A은행, B은행, C은행이 있는데 어디 은행에 가볼까?"
"오늘부터 하교하면 매일 용돈 2천 원을 줄게. 이전에 함께 만든 통장에 1천 원을 저축한 후,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가보자."
"서울 우유 1L 1개를 사야 하는데 어디서 사야 가장 저렴할까? 00 이가 알려줄래?"
"마이쮸 1개에 800원이구나. 통신사 카드를 사용하면 10% 할인이 된데.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0.3% 할인받을 수 있고,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네. 우리 어떤 걸로 결제할까?"
"엄마가 보기에는 마이쮸랑 새콤달콤이랑 비슷한 상품인 것 같은데.. 00 이는 어떻게 생각해? 어떤 점이 달라?"
5. 돈의 사용처가 늘어가는 11세, 기업에 대해 알려주자.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명확해진다. 휴대폰 브랜드, 단골가게, 자주 먹는 음식, 좋아하는 연예인, 자주 이용하는 스트리밍서비스 등 취향이 분명해진다. 이때는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도록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져주시면 좋겠다. 더구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을 찾기 어려운 나이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답을 온라인으로 찾아내는 연습을 하기에도 좋다.
"요즘 어느 가게에서 가장 많이 소비를 하니?"
"어떻게 그 가게를 알게 되었어?"
"그 가게를 왜 다시 가게 되었어?"
"친구들은 몇 명이나 그 가게를 알아? 친구들도 자주 가니? 얼마나 자주 가?"
"그럼 그 가게 사장님은 한 시간에 0원의 소득이 생기겠구나?"
"사장님은 어떻게 그 가게를 운영하게 되셨데? 사장님은 어떤 사람 같아?"
"00 이가 이 가게 사장님이라면 어떻게 더 잘 운영해 볼 수 있을까?"
6. 비교 분석을 할 수 있는 13세, 투자에 대해 알려주자.
소비를 하면서 비교하는 습관을 잘 연습해 온 친구들이라면 기업 비교 분석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질문에 대답해 보면서 자신만의 기업비교분석표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
O/X 퀴즈
1. 00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향후 5년 이상 계속해서 많아질까?
2. 00 기업에서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이와 비슷한 것들을 제공하는 기업들 중에서 가장 저렴한가?
3. 특허, 지식재산권, 따라오지 못할 기술력, 최대규모의 공장 등을 가지고 있는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4. 00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계속해서 재구매가 일어나는 것인가?
5. 나라에서는 00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잘 판매되도록 도와주는가?
O가 많은 기업이 꾸준히 성장할 기업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녀와 함께 기업을 선별해 보고, 아이명의의 투자 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까지 알려줘 보자. 이후에는 자녀의 생각대로 기업이 잘 운영되었는지 주식가격은 어떻게 변했는지 정기적으로 토론해 보며 질문의 수를 늘려가 보면 좋겠다. 기업비교분석을 통해 경제교육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경제교육의 방향이 반드시 이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반드시 저 나이대에 알려줘야 할 일도 아니다. 다만, 잘못된 경제습관에 익숙해질수록 더 나은 습관을 배우고 기존의 습관을 버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하길 바랄 뿐이다. 이러한 점에서 경제교육을 할 시기를 따로 고민하기보다 돈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할 때 부모님의 경험에 따른 경제이야기를 더 자주 들려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