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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Aug 31. 2023

살피는 일상

『그러라 그래』를 읽고

장르: 에세이

이 책의 MBTI: INFP


노래 대신 글을 썼다는 그의 말처럼, 다 괜찮다는 말을 자신만의 시간과 언어로 노래하는 책이다. 아이유는 양희은의 책을 추천하며 “값진 이야기를 공짜로 들을 수 있는 아이의 역할로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 어떤 의미였는지 깊이 공감했다.


서점에는 지치게 하는 사람과 사건들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책이 존재한다. 특히, 그중에서 몇 권은 많은 사람의 공감과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이 책들의 인기는 결국 “지치는 하루를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막막함이 가져왔다고 생각하고는 했다.


이 책 또한 그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지치는 하루를 단순히 나보다 몇 천일은 더 겪었을 어른 이어서일까? 아니면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고, 자문하고, 새로이 도전하는 닮고 싶은 사람으로 나이 든 사람 이어서일까? 양희은 선생님을 직접적으로 알지 않아도, 이 책은 꼰대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 써 내려갔다는 사실은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배로 “지치는 하루”를 몇 배로 더 겪었을 어른이지만 겪어온 어려움들에 감미료를 덧대지 않는다. 간을 거의 하지 않는 담백한 국물처럼, 덤덤히 지나온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그 시간들이 느리지만 언젠가는 지나간다는 것을, 그래서 언젠가 큰 그릇으로 그 시간들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신 몸소 보여준다.

지치는 시간들을 가장 잘 보내는 방법은 어쩌면 살피는 것일 수 있겠다. 나를 살피고, 주변인을 살피는 것. 그러기 위해서 잘 지은 밥을 해 먹이는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 이런 일상들이 하루의 시간을 잘 요리하는 그 어떤 태도일 테다.


이런 분들, 『그러라 그래』 읽어보시는 건 어때요?   

지치는 하루를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막막한 분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지 고민되는 분

편견 없고 잘 들어주는 어른이랑 수다 떨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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