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53 금성대전투> 유감

by 주애령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23144


국내상영이라고 해서 극장 개봉은 아니고 수입사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중이었는데 그걸 취소했다고 한다. 유명 정치인 몇몇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했는데 영등위가 하는 일을 잘 모르는 건지, 영상검열이 폐지됐다는 걸 모르는 건지, 아니면 정권 비판을 하고 싶어서 모르는 척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국의 영등위는 등급만 내주는 곳이지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허가를 내주는 곳이 아니다. 내용이 이상하다고 허가를 안 내주는 건 공산당이 하는 짓이다.


최근에 공산당이 주성치의 영화 <007 북경특급>을 상영 정지했는데, 나와도 한참 오래된 이 영화를 정지한다는 것은 DVD나 블루레이 판매, 스트리밍 서비스 자체를 아예 금지하고 일종의 '금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유는 공안이 우습게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이 다른 것은 법으로 때리는 게 아니라 말과 여론을 조성해서 때린다는 것이다. 결과야 비슷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공안'을 주의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다. 그 얘긴 쓰고 싶을 때...)


두 가지 사건 모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면에서 유엔 인권 기구의 눈길을 끌 만하다. 게다가 표현의 자유는 거대 영상 자본의 기본적인 인프라에 속한다. 레일을 깔아야 철도가 달리듯이 표현의 자유 없이 영상 자본은 달리지 못한다. 할리우드는 오랜 세월 민주당과 연합하여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역사가 있다. 지금 눈앞에 사라진 영화는 두 편 <007 북경특급>과 <1953 금성대전투>지만, 이러한 여론을 감안하여 양국에서 미리 몸사리고 사라지는 기획과 창의적 발상들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어휴 그게 다 돈인데.) 엔터테인먼트로 버는 돈은 좋지만 표현의 자유 보장은 싫다. 이건 한국과 중국의 또 하나의 공통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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