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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영혼 Mar 17. 2020

미국은 셧 다운 중

일상의로의 복귀는  언제쯤 가능할까?

  3월 11일, 지난주 수요일.

텍사스 주의 해리스 카운티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그다음 날인 3월 12일,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던 포트 밴드도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틀 연속으로 현재 상황을 보고 하는 티브이 속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니 무언가 체계적으로 대비를 하려는가 보다 싶어 든든한 마음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늑장대응에 불신감이 공존했다. 급히 티브이를 끄고, 둘째를 카싯에 옮긴 후 첫째 프리스쿨로 향했다. 프리스쿨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차분한 일상의 연속일 뿐이다. 소소한 인사를 나눈 후 집으로 돌아와 저녁 준비를 하는데 담임으로부터 문자가 온다.

[휴스턴 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내일, 3월 12일부터 3월 27일까지 약 2주간 닫습니다.]


  후아...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일주일여가 지난 지금 학교 문을 닫는다니 뭔가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이 혈기왕성한 만 4살의 사내아이와 세상의 모든 호기심을 끌어안고 사는 둘째와 2주 동안 눈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붙어 있어야 하다니 앞이 깜깜했다.


 다음 날 오전, 아이들 아침을 먹이고 마침 똑 떨어진 아이들 치즈와 과일을 사러 시간도 보낼 겸 동네 마트에 갔다가 기함을 했다. 오전 10시 치고는 주차장에 차 들이 좀 있네 하면서 들어선 마트에서 마주친 빈 진열대를 보고 다시 한번 마음이 동요했다.



파스타와  파스타 소스 진열대




빵이 종류별로 넘쳐나던 진열대도 한산하다.



간단하게 조리해 먹는 쌀



 

  파스타, 파스타 소스, 각종 빵과 간단하게 조리 해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은 거의 없었다. 물은 며칠 전부터 가는 마트마다 구경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평소 장을 볼 때면 눈인사도 하고 가벼운 대화도 나누던 사람들에게서 여유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장을 보는 사람도 몇 명 볼 수 있었다.


  그날 오후 트럼프는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그 이후 주말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동부의 메릴랜드 주는 식당, 바, 짐 (헬스클럽), 클럽, 술집, 영화관 등을 월요일 오후 5시 이후로 모두 문을 닫게 했다. 다만 식당들은 케리 아웃이나 드라이브 쓰루만 가능하게 했다. 뉴욕주를 비롯한 대도시들이 대부분 이러한 정책을 시행한다. 내가 살고 있는 휴스턴도 오늘부로 식당과 바의 경우 모두 문을 닫고 케리 아웃, 배달 혹은 드라이브 쓰루만 허용한다. 극장은 기약 없이 운영을 멈추기로 했다. 마트들도 영업시간 단축에 모두 참여한다. 더불어, 휴스턴의 교육청은 방학을 2주 더 연장해 총 4주간 봄방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 곳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동부의 경우는 4월 중순까지 방학을 하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더 증가할 것 이라는 것이다. 어제, 켈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의 3월 말까지 일시적 폐장 소식을 듣고 몰린 인파를 보니 이 나라 사람들의 코로나 19에 대한 경각심은 아직 미미한 수준인 듯 싶었다.따라서 아이들 방학은 더 길어질 듯하다. 지금 교육청에서는 학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은 5월 말이 학기 마지막이다- 학교 문을 닫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4월 6일 발표를 한다니 기다려 볼 일이다.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는 정부의 당부에 아이들과는 동네 마실 정도만 오전과 오후에 하는 게 전부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집이나 집 뒷마당에서 보내고 있다. 긴 방학을 대비해서 시간표도 짜 놓았다. 음식이나 필요한 물건들은 필요할 때 마다 마트에 가서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조금의 불편함이 예상되지만 긴급한 것들은 미리 준비해 놓았으니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부디 별 탈 없이 지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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