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버그 & 그린포인트
한국은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9월 말. 갑작스럽게 뉴욕에 가게 되었다. 정말 모처럼만의 출장이었다. 가을을 맞이한 뉴욕은 비가 내려 서늘했고, 도시는 온통 호박과 진한 주황색 꽃들로 덮여 있었다. 거리에는 진한 펌킨 스파이스(pumpkin spice) 향이 풍겼다. 뉴욕에서는 가을이란 계절이 축제처럼 느껴졌다.
일주일이 조금 넘게 머무는 일정이라 꽤 여러 빵집을 다녀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그리고 요즘 새롭게 뜨고 있다는 그린포인트 지역의 맛집을 소개해본다.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는 프랑스식 빵집으로 동네 맛집이기도 하다. 페스트리류부터 치아바타, 바게트 샌드위치 등이 다양하게 있어 둘러보기도 좋고 그중에서 크루아상이 특히나 맛있었다. 미국사람들은 크루아상을 ‘크리센드 crescent’라 부른다. 제멋대로 지은 이름에 프랑스 사람들한테 욕을 먹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미국에서 웬만한 프랑스 빵집보다 맛있는 크루아상이 있다니 재밌다.
【La bicyclette】
667 Driggs Ave, Brooklyn, NY / 구글 평점 4.7
뉴욕에서부터 시작된 르뱅 쿠키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곳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먹어본 르뱅 쿠기 보다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게다가 가을 시즌 쿠키는 넛맥, 시나몬, 호박 등으로 다양하게 레이어를 쌓은 향과 초코칩으로 여운이 오래갔다.
【Levain Bakery – Williamsburg】
164 N 4th St, Brooklyn, NY 11211 / 구글 평점 4.6
미국에서는 머핀, 롤, 파운드케이크 등등 bun류를 많이 먹는 것 같다. 이곳은 그런 미국 스타일 빵을 제대로 먹어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커피가 정말 맛있어서 꼭 한번 가보길 추천한다. 커피 아몬드 블루베리 케이크는 의외의 조합이라 생각했는데 참 잘 어울렸고, 빵은 촉촉하고 전혀 기름지지 않은 폭신한 맛이었다.
【Bakeri】
150 Wythe Ave, Brooklyn, NY11211 / 구글 평점 4.6
유일하게 날이 좋았던 마지막날. 정말 신선했던 피스타치오 크루아상을 먹었다. 많이 달지 않은 피스타치오 크림 그리고 빵 위에 통 피스타치오와 레몬 제스트가 정말 상콤하게 맛있었다. 이곳은 좀 일찍 가는 걸 추천하는데 점심 조금 지나서 가니 빵이 거의 다 팔려서 없었다.
【Radio bakery】
135 India St, Brooklyn, NY 11222 / 구글 평점 4.6
Williamsberg and Greenpoint
이제까지 미국의 빵 하면 떠오르는 건, 인위적인 노랗고 파란 버터케이크나 슈퍼에 파는 투명 플라스틱 상자 속 도넛 같은 생기 없는 것들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줄을 설 정도로 미국사람들도 꽤 신선한 빵에 진심이라는 점. 그러니 뉴요커들 사이에 줄을 서서 그곳의 빵을 즐겨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낡은 건물과 인파로 복잡한 맨해튼과는 달리, 강 건너 브루클린 Williumsberg & Green point은 동네 골목 같은 분위기에 볼거리도 다양해 꼭 가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