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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Feb 18. 2022

[휘케치북] 22.02.18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Hello, Anxiety - Phum Viphurit’


작가명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름과 다른 필명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그랬습니다.

처음 브런치에 작가 등록하던 날에도, 글을 처음 발행하던 날에도 고민했습니다.


글을 진실되게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나를 보는 이가 없는데도 가상의 시선을 둘러놓고 사는 것처럼

글 또한 보는 이가 없는데도 가상의 독자를 만들어 시선 속에 살기 때문일까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비하지만 언젠가 이런 글을 쓰는 이가 나라는 것이 밝혀지면

글을 쓰는지도 몰랐을 지인들이 발견하고 지을 표정을 떠올리며 즐거울 상상을 한적도 있습니다.


요 며칠 글이 우연찮게 브런치 홈에 노출되면서 읽히는 빈도가 늘어나니

또다시 이름이 아니라 필명을 썼어야 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휘케치북에 썼듯 

글에 나란 사람이 고스란히 내비치는 듯해서 마치 발가벗겨지는 기분 때문에 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며칠 시간이 지나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나는 내 진실함과 행적에 부끄러울 것이 딱히 없는 사람이라 내비침에 대한 감정이 의아하더군요.

생각이 여기에 다다르자 비로소 내 부끄러움이 글이 완전치 않음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 부끄러움은 

내 스스로 여기기에 부족한 미완성의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구나.


서툰 글이

충분한 만족과 퇴고를 거치지 못하고 내보여졌음을 알기 때문에 

내 글이 완전치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요 며칠 정신이 혼미한 것이구나 합니다.

애초에 글들을 다시 들추며 읽고 몇 개의 단어를 수정하던 행위에 답이 있던 셈입니다.


세상을 이렇게 복잡하게 살 필요는 없지만

때로는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의 선을 거슬러 올라가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이는 셈입니다.


아, 그럼에도

글이 앞으로 자꾸 나가야만 이 게으른 몸과 마음이 발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당장은 어느 정도의 만족으로 한 편의 글을 마치고 다음으로 가야 합니다.


추천곡은 <Hello, Anxiety>입니다.

걱정과 불안을 흘려보내는 곡이니 가사를 보며 곡을 들으셔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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