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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이리스 h
Mar 12. 2024
폼생폼사 잠옷이라니...
봄맞이는 충동구매다.
언제부터일까?
옷장의 80프로를 점령한 검은색과 네이비가
옷장문을 열면 칙칙하게 나를 바라본다.
서랍장에 들어있는 티셔츠며 바지
아니 속옷도 검은색이 많아졌음에
나도 깜짝 놀랐다.
쇼핑을 나갔다. 하노이 롯데 백화점이다.
화려한 컬러에 눈길이 머문다.
'이건 마네킹 이잖아...'
혼
자서 중얼거린다.
마네킹의 모습이 시크하고 도도하다.
'흥칫뿡 ~키도, 몸매도 못 따라가...'
하노이 롯데
20대 때에는 마네킹 옷을 벗겨 사 온 적도
있었고, 44, 55 사이즈가 딱 맞았었다고
진실을 주장하지만 어느새 66, 77 사이즈를
자연스럽게
소화시키며 씁쓸한 아이쇼핑만
즐기고 있었다.
핸드
폰이 울린다. 남편이다.
"어디야? "
"응, 나 백화점인데... 살
만한 옷이 없네"
"뭐라고? 그 많은 옷들 중에 옷이 없다고?"
"대충 사고 밥이나 먹자고..."
쇼핑은 그 후로도 계속되었다.
'아이 참내, 오늘은 옷사기 글렀다.'
갑자기 커다란 머그컵에 꽂혔다.
런던풍경을
그린 수제품?
... 결재를 마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옷을 사러
갔
다가
컵을 사는 여자가 하노이에
살고
있다.
"충동구매 아니었어? "
빙고!
원피스를 살까?
화려한 꽃무늬로?
거울에
대본다. 오늘따라 영
안 어울린다.
그럼 신발을 살까?
운동화, 구두, 샌들, 부츠,
슬리퍼? 그때다.
어머나 예뻐라! 꽃 슬리퍼다.
꽃 슬리퍼
바닥이 납작한 것이 인형 신발 같지만
슬리퍼의
몸값이
약 80만 동
(
한화 4만 원
)쯤이
다.
'
어휴
~
생각보다
비싼데...'
옆에서 사라고 부 축이는 사람도 없고
사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없다.
역시 쇼핑은 혼자 하는 게 최고다.
필이 충만해야 지름신이 오는데...
아직 봄이 안 온 듯... 밝은 색 옷이 손에
안 잡힌다. 돌아 나오다가 라테 한잔으로
목을 축이
고, 미딩 한인 타운
빅시가든
쇼핑센터로
돌아오니 맘이 편안하다.
'뭐라도 사서 봄맞이를
하고
싶은
데...'
매의 눈으로 레이저를 쏴본다.
배고픈 하이에나가 먹잇감을 찾듯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다시
쇼핑을 즐긴다.
오호라!
연
보랏빛 잠옷이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20프로~ 세일이란다.
덥석 집어 들었다. 이거라도 사야겠다.
S사이즈 노노, M사이즈 만만하다만
넉넉한 라지사이즈로 정했다.
폼생폼사 밤에 입는 잠옷을 샀다.
부드럽고 편안한 잠옷으로 봄맞이했다.
"진짜 , 충동구매다!"
그럴 수도...
이곳, 베트남 여자들은 잠옷을 입고 밖으로
나온다. 실크 잠옷에 노브라를
하거나
야한
끈 나시 원피스 잠옷을 입고서
슈퍼나 마트에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닌다.
문화 충격?
내가
더 쑥스러웠다.
폼생폼사
잠옷이 명품이다.
구찌, 루이뷔통, 프라다..
실크잠옷을
입은 여자들이 낮에도 밤에도 돌아다닌다.
놀라지 마시라! 이들은 나름 폼생폼사를
누리고 있으니 말이다.
알록달록 화려하고 촌스러워 보여도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나도 따라 해 볼까?"
말했더니...
"님아~~ 제발 참아주소~"
남편이 말했다.
잠옷은 잠잘 때 입는 거 맞죠??
2024년 봄맞이는
80프로였던
검은색을
50프로 정도로 낮추며 밝은 기운의 색으로
탈바꿈을 시도하려 한다.
옷장 속에 꽁꽁 잠자던 색깔옷을 깨워
핑크핑크, 보라보라, 초록초록하게 말이다.
"충동구매 하러 봄마중
또
나
가볼까나...
"
※ 분홍 곰돌이 사진은 롯데백화점 1층 카페다.
※ 연보라빛 잠옷은 미딩 빅시가든 쇼핑센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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