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43
댓글
10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아이리스 h
Sep 20. 2024
하노이 마담으로 살아보기
3박 4일, 경 트리오~
"
어떡해~~~
"
태풍 야기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되었다.
몇 달 전부터
구구데이(9월 9일)를
기다리며
베트남 하노이에
오
고 싶
어
손꼽
던
그녀들은
급 실망
하여
소식을
물었다
.
"
괜찮아요?
하노이?
우
리
가도 되려나?"
"
그러게요
...
태풍야기
가 잠잠하긴
한데...
"
"뭔 야기(말)가 없나요??"
"
야기야 야기 좀 해볼래? "
야기는 태풍 이름이다.
거리엔
태풍 후,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비를 맞고
누워
있고,
물에
잠긴
도로 위를
위험하게 물살을 가르며
오가
는
중인데...
"옴마야~~"
그녀들이
태풍을 뚫고
오겠다고
한다.
오고 가는 하늘길이 아직은
불안한데
...
이미 취소불가! 그녀들은 용감했다.
태풍이 잠시 비껴가길
바라며
.
..
집콕
이틀 후,
찌뿌둥한
날씨에 몸을 일으켜
미용실로
향했다.
새치염색을
하고
머리끝을
다듬고,
드라이를 하
니 기분이
좀
뽀송해졌다.
미용실에는
한국
원장님과
베트남
직원들이
태풍에
놀란
마음들을
풀어내며 시끌시끌
.
..
태풍 속에 창밖에 오리가 날아가고, 돼지가
날아다녔다는 얘기가
웃긴데 슬프다.
2024년 9월9일
꽃을 샀다. 꽃처럼 예쁜 그녀들을
만나러 공항 가는 길 마음이 설렌다.
얼마
만의 해후
인가?
공교롭게도 만남을 약속한 날이 태풍에
하노이가 엉망진창이 된 날이 라니...
그럼에도 지금이 아니면 또 만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지라
우리는
계획했던
여행일정을 모두
수정
취소 변경했다.
10년 전 두바이로 가게 된
그녀
K와
8년 전
한국에서
하노이
로
오
게 된
아이리스 h
두 명을
해외로
보내고
한국을
지킨 그녀
H
우리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이름 끝자가 경으로 끝나는 '경' 트리오다.
태풍이 우리의 만남을
방해했지만
만날 사람은 꼭
만난다는
운명 같은
말을
실감하며 셋이서 10년 만에 만나게 되었다.
하노이에
그녀들이 무사히 도착했다.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서로
얼싸안았다.
울컥! 이렇게 긴 세월이 지날 줄 몰랐다.
잠잠했던
하늘도
반가웠는지?
차에 오르자마자 갑자기
비를
퍼부었다.
꽃보다 예쁜
그녀들이
나를 만나러
이렇게
오다니 마음의 온도가 올라갔다.
"
어머나~
여전하네요
~"
"하나도 변하지
않았
고 이쁘구먼요~"
달달 멘트에 남편은
배시시 웃는다.
태풍을 뚫고 달려온
그녀들을
만나니
젖었던 마음이
탈수되어
말라갔다.
우울했던 마음이 어느새 맑음으로
행복했던 기억들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우리 진짜
아무 데도 안 가도
되고요
선생님이랑 함께 있으면 돼요
하하하"
쭈글쭈글한 마음이
다림질
되었다.
어쩌면 진짜 아무 데도 못 가고 3박을
호텔에 머물 수도 있으니 조식이 맛있고
태풍 피해도 없고, 넓고 조용한 곳
하노이 그랜드 플라자 호텔
로 예약했다.
방도 넓고, 소파에, 식탁에, 싱크대까지
"선생님, 여기 호텔 맞아요?
이런 곳 처음이에요
꿈만 같아요 ~"
일반실보다 큰 스위트룸을 얻었다.
셋이
자려면... 그래야
한다
고
우리는 짐을 풀고 비 오는 하노이를
즐기기로 했다. 벳남
맛집
꽈난응언에
들러
쌀국수도 먹고 반세오 수수볶음 등등
하노이 첫끼는 대만족이었다.
하노이 중화 꽈난응언
하노이에서 제일 큰 호수 떠이호에
있는 쌍용의 기운을 받을 기세로
갔으나 차에서 내릴 수도 없이 비가
하염없이 내렸다는
소식이다.
차는 막히고 쏟아지는 비 사이로
망토 같은 색색별 우비를 입고, 오토바이
부대가 질주하는 모습을 보며 두 눈이
동그래졌고 그녀들의 한숨 소리가
어휴
어휴~~ 자꾸만 들려왔다.
첫날, 맛사도 너무 좋았다.
과일을 사들고
호텔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쾌쾌 묵혀놓은 이야기를 먼지 떨어
주절주절 풀어내며 밤늦도록 수다를 떨었다.
"어떤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혀 보세요!"
"딩동댕!!"
한국에서 공수한 귀요미 잠옷 3개 중 한 개를
찜하고,
행복한 공주가 되었다는 건 안 비밀
나란히
싱글침대 세 개에 누워 있다는
사실이
꿈을
꾸는 듯했다.
첫날밤,
나에게 달려와 준
그녀들이
여행을 포기
했
다면 난 우울모드에 빠졌을지 모른다
잠옷도 선물해 주고 단잠은 보너스로
아~~ 이렇게 행복해도 되려나?
굿모닝?
호텔조식은
필수
!
빠트리면
안 되죠~~
세수만 겨우 하고
생얼로 당당하게 식당을 활보했는데
밤새 붙이고 잔 비타민 팩 때문인지?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는
사실이다
.
그랜드 프라자 호텔조식
조식은 우아하게 즐겨야 하는 건데
우리는 빛의 속도로 먹었다. 이유는?
미용실에서 머리 맛사와 샴푸 체험을
저렴하게 예약했기 때문이다.
얼마? 단돈 4천 원쯤?
드라이는 특별 서비스다.
하노이 마담놀이
맘에
쏙 들지요~~
우아하고 시원하게 머리손질 끝내고,
그동안 수고한
나의
손에게 주는 선물
손 네일 아트, 사느라 바빠서 신경 못쓴
내
속눈썹 연장까지 멋 내기를 하고 나니
"
누구세요?"
변신 성공이다.
하노이 마담 되기 참 쉽지요~~^^
"이제,
어디 가지?"
약속도 없고, 계획도
없고
오라는 데는 없지만 갈 곳은 있다.
불러주는 사람도 없다.
태풍 때문에 롱
때 빼고,
광내고,
꽃단장,
분단장했건만
또또 비바람이
앞을
막는다.
주룩주룩~~
그랩택시를
잡았다.
창 넓은 곳에서 비 구경을 하기로 했다.
호수뷰가 아름다운
JW 메리어트 호텔이다.
태풍에 사람이
없다. 조용하고 한가했다.
덕분에 뷰 좋은 자리를
득템!! 했다.
메리어트 호텔 분짜, 반미, 렘,
벳남식 분짜를 먹기로 했다.
"어머나, 너무 맛있어요"
호로록 쩝쩝
세팅도 고급지게 나오니 접대 굿이다.
분위기 굿~~ 사진 찍으며 즐겼다.
마치 모델이라도 된 것처럼...
허리 펴고 목선 꼿꼿하게... 아셨쥬?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다시 그랩
택시를 타고 우리 집으로 갔다.
아오자이를 사서 입기로 했는데...
비바람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4개의 아오자이를 갈아입고 집안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고 놀았다.
시시한 사진 찍기 놀이에도
그녀들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갔
다.
호텔이 아무리 좋아도 집이 주는 편안함이
있는 거? 소파에 누워 잠든 K에게 보드랍고
시원한 이불을 덮어 주었다.
단호박을
전자레인지에
7분쯤
~
돌린 후
껍질을 살짝 벗긴 후에 씨를 빼내고
믹서기에
넣고 우유를 적당히 붓고
꿀을 넣어
단호박 라테를
만들어
주었다.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고
긍정적인 그녀들은 엔도르핀 제조기였다.
낮잠 잘 때 덮어준 이불이 너무 좋았다며
이불을 사서 가져가겠다고 한다
부피도 작고 가볍고 느낌이 좋으니 그럴 만도
그래도 이불을 사간 손님은 처음이다.
부지런히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
두바이 그녀 K의 암 투병 이야기가
눈시울을 젖혔고, 아이들을 키우며 웃고
울었던 에피소드가 줄줄이 사탕처럼
달콤 살벌하게
호텔방을 시끄럽혔지만
빗소리 천둥 번개소리를 이기지 못했다.
둘째 날,
하노이의 비는 하염없이 내렸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는 그녀들과
함께 있으니 나도 너무 좋았다.
keyword
여행
하노이
태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