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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시댁으로 갔다고?

옴마야 기가 막히죠~~

by 아이리스 H

"엄마,

신혼여행 베트남 하노이로 정했어요"

"뭐라고? 진짜? 세상에...'


북부 호찌민이나 중부 다낭 쪽이나 휴양지로

유명한 냐짱도 아니고 내가 거주 중인

베트남 하노이라니... 시댁으로 신혼여행을

정하는 MZ 며느리가 있다.


난 신혼여행을 다녀오면 얼굴 보고 들어가려고

일주일을 더 한국에 머물기로 계획을 짰는데

남편과 작은아들과 함께 신혼여행 비행기를

같이 타고 들어가는 기막힌 스케줄이다.


남편은 작은아들과 일주일의 휴가를 끝내고

며느리와 큰아들을 데리고 하노이로 떠났다.

남자 셋 김 씨들을 따라나선 신세대 며느리 라니

텅 빈 한국에 나 홀로 남겨지니 어이가 없다.


새벽 5시 세명의 남자들은 한 명의 공주님을

모시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실시간 사진과

보고를 받는 나는 전생의 왕비였을까?

하여튼 씩씩한 며느리 덕분에 웃음이 난다.


"어머니, 걱정 마세요다녀올게요~~"

그동안 애쓰셨어요 자유롭게 힐링하고 계세요

"헐~대박 그래 고맙다 이런 이런 일이..."

" 조심히 다녀오너라."



쓰나미가 지나간 듯 어지러운 흔적들을 말끔히

정리하고 세탁기를 돌려 빨래도 하고 집을

치우는 사이 벌써 공항에 도착했단다.

신혼여행에 보디가드 두 명(시아버지, 도련님)까지


하노이가 처음인 며느리를 위한 서비스~~


신혼여행 내내 사진들이 가족톡방을 도배하고

무뚝뚝한 큰아들이 가족톡방에 실시간 보고를

올리며 대 활약 중이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베트남 하롱베이 쿠르즈



쿨하게 김 씨들을 맡기는 시어머니가 있으며

쿨하게 시댁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며느리도 있다.

어색함보다는 친근함 과 보호본능이 앞서는

시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도련님이 있을 뿐이다.


결혼식을 했지만 아직은 너무 어색하다.

두세 번 얼굴 보고 식사한 게 다였기에

서먹해하는 남편과 도련님 그리고 형수님이란

호칭조차 부르는 것조차 이상하기만 했다.


6박 7일간의 신혼여행은 나름 자유롭게

스케줄을 짜서 알차게 보내고 있었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하노이 지인을 만난 사진이

공개되면서 가족이 되었음이 실감 났다


베트남이 신혼여행지로 부족함은 없지만

시엄니, 시아버지, 도련님이 거주 중?

도련님이 추천하는 맛사지샆과 식당 등등

순회하며 즐거워하는 며느리 라니...


하롱베이 쿠르즈에서 1박 2일 보내고

하노이 근교를 여행한 후 잘 돌아왔다.

안전하고 편안한 신혼여행을 선택한 며느리

생뚱맞지만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사진도 찍어주고 낯선 곳 하노이를 조심스럽게

안내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시아버지는

가이드 역할과 운전을 해주었다는데...

참 웃을 일이 넘쳐나는 신혼여행이었다.


게다가 며느리는 면세점에서

내가 자주 쓰는 립스틱을 센스 있게 찜해 왔다.

눈썰미 백점이다. 어찌 맞췄을까? 기막히다.

알뜰 신혼여행을 하고 선물까지 받으니 좋다.


하루 푹 쉬고 다음날 인사를 왔다.

"어머니, 좋아하는 초밥집으로 가요~"

아들의 짝꿍이 더 맘에 든다 ㅎㅎ

마음껏 드세요 ~~ 셋이서 빈접시를 세어본다.


신행후 초밥 나들이

하노이에서의 신혼여행 에피소드를 들으니

티격태격 서로를 알아가는 신혼부부 티가

팍팍 나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여행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맞춰주는 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배려하며 이해하는 거

여행을 통해 추억하고 반성하고 변해가는 거

삐지고 삐걱거려도 퍼즐을 맞춰 작품이 되듯

신혼기간을 잘 지내길 바란다.


신혼부부가 다녀간 하노이로 난 다음날

잘 돌아왔다. 하노이에 오니 한국이 벌써 그립다

한국에 있을 땐 하노이가 궁금했는데...

2시간의 시차적응을 끝내고 글을 남긴다.


시청 앞도 돌아가고

시금치도 안 먹고

시댁 가는 것을 힘들어하는 며느리 대신

시댁을 편하게 생각하는 며느리를 들였다.

(나도 시댁이 편했는데...나를 닮았나?)


새 식구가 들어오니 집안분위기가 활기차다.

망고빙수처럼 달콤하고 시원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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