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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KIM May 15. 2020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철학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광고

내가 처음 파타고니아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은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광고를 보고 나서부터이다. 좀처럼 광고를 통해서 보기 어려운 Don't buy라는 단어를 쓴 그들의 광고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고 궁금증이 생겨서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실 아직까지도 아웃도어 스포츠를 그렇게 즐기지도 않는 나에게 파타고니아의 옷은 가격이 있는 편이라서 입지 않고 있지만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했던 예전이나, 지금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읽고 나서 조금은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알게 된 지금이나 그들의 철학은 충격적이고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 같다.


빠른 성장을 강요하는 지금의 사업 세계에서 파타고니아가 취하고 있는 그들의 전략은 마치 사업과 우리의 삶이 이분법적으로 나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 같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일하고 성장하며 기업의 문화와 철학에 따라서는 비도덕적인 일들까지 주저하지 않고 실행하게 만드는 이 사업의 세계는 종종 우리가 사업과 경쟁에 임하는 '나'와 일반적인 우리의 삶을 임하는 '나'로 나뉘어 살게 만든다. 그리고 어찌 보면 그런 이유 때문에 워라벨(Work life Balance)이라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일에서 오는 그런 치열한 경쟁과 성장을 강요하는 문화로부터의 스트레스 때문에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다 보면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해는 쉽게 된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것, 사람이 일에 매몰되지 않게 만드는 법, 자신만의 취미가 있는 사람들로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 등 상식적으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대해서 파타고니아가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 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는 이런 모든 것들을 실제로는 무시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이런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과 해결 능력이 놀랍게 느껴지게 된다. 


인간이라는 본성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중요한 가치라고 느껴지는 그런 개념들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이타심, 구속받기 싫은 자유, 사랑 그리고 성장까지 다양한 개념들이 존재한다. 이 개념들 가운데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하고 어떤 게 덜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마다 그들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관들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닌) 이러한 가치관들이 중요 우위를 떠나서 우리의 삶에 중요한 가치관들 중에 하나라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삶을 정의할 수 있는 많은 가치관들을 희생시키도록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오염은 어쩔 수 없고, 성장을 위해서는 조금의 자유도를 희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잠시 떨어져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듯싶다. 그리고 그렇기에 그런 관습에 익숙해진 지금 파타고니아의 철학이 특별하다고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설명하는 많은 추천 사들은 이 책을 경영서적으로 많이 추천한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잠깐 잊었던 우리 인생에 정말 중요한 가치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가치들을 지켜나가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는 지금, 조금은 어렵겠지만 그런 가치들이 우리에게 제공할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생각한다면 그 노력과 비용은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따라 우리의 인생을 살아보는 도전, 괜찮은 시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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