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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mish Jul 08. 2020

동갑내기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읍내로 나아가는 스물 두 걸음

동갑내기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친해진 친구들도 있었다.

테이라는 여자애는 눈도 크고 이국적인 얼굴이 너무 예뻤다. 털털한 성격에 같은 나이인걸 알게 되고는 태권도를 같이 배우면서 금방 친해졌다. 나는 친구랑 노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그 날 분량의 운동을 마치고도 바로 집에 돌아가지 않고 근처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한두 시간 더 놀다 가기도 하였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님은, 건물 지하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을 만들어주셨는데 그 덕에 우리는 운동이 끝나고 제대로 신나게,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놀 수 있었다.


학원 차에 앉아 사탕 하나를 나눠먹는 모습을 보고 운전하시는 기사 이모님은 기겁을 했다.

그렇게 먹으면 맛있냐는 말에 테이와 나는 그저 꺄르륵 웃었다.

집에서 노는 것과는 다른 즐거움이었다.


그 애의 사촌인 환이라는 남자애도 있었다. 처음엔 나와 지니, 무니처럼 그 둘도 같이 다녔다. 테이는 말괄량이였고, 환이는 개구쟁이였다. 나는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벗어나 동갑내기의 동등한 관계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는데, 테이에게도 또래 여자애와 노는 재미는 또래 가족이자 남자아이와 노는 것과 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물론 셋이서도 곧잘 놀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장난치다 얼굴을 맞은 환이는, 맞은 순간부터 나를 노려보았다. 이윽고 코피가 나기 시작했다. 너무 미안한데 그전까지 장난 반 싸움 반으로 투닥거리고 있었던 터라 도무지 괜찮냐는 말조차 건넬 수가 없었다. 나는 또 센 척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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