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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기미준 Mar 07. 2024

유튜브/인터넷 사용시간을 제한해 보았습니다. (1부)

아들 때문에 핸드폰 사용시간을 제한한 직장인 이야기

중학생이 된 아들에게 드디어 핸드폰을 사줬습니다.

물론 자기 또래들에 비해서는 한참 늦게 사주긴 했습니다. 

(반에서 유일하게 핸드폰이 없었더랬죠)


이렇게 한 이유는 누나 때문인데요.

두 살 많은 누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핸드폰을 쥐어줬더니,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하루 종일 핸드폰하고, 공부도 안 하더니 급기야는 학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니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돈은 굳었지만.. 나도 네가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이 아들에게는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버티다가 개학을 2주 앞두고 사 줬습니다.

핸드폰 인계식이 있는 날, 저는 근엄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하루 사용시간은 무조건 1.5시간이다. 더 이상은 안돼”


“누나는 그런 거 없잖아요. 불공평해요”


“누나는 누나고, 너는 어찌 되었건 안돼”


아직 압박이 먹히는 나이라, 앱들을 총동원해서 시간제한을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놈이 자기 핸드폰 제한 시간만큼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더니, 엄마가 집에 없는 틈을 타서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더군요.

그래서 버럭 하면서 이놈을 엄청 혼내고, 감정에 못 이기는 척 누나까지 소환해서 누나 핸드폰 사용시간도 2시간으로 걸어버렸죠. (얏호!!!)


며칠이 지나서 와이프가 저한테 아들이랑 대화한 걸 알려줬습니다.


“엄마, 아빠도 핸드폰 많이 하는데 왜 저한테만 제한을 걸어요?"

"아빠 화장실 가시면 늦게 나오시잖아요. 그거 다 핸드폰 하는 거예요"


이놈 참... 

그래서 말해 줬죠. 난 내가 할거 다 하고 한다고..

30년 전 중학교 성적을 소환해 가며.. 그 정도 했으니까 한다고.. 

아주 밴댕이 소갈딱지 같은 속 좁은 멘트를 날렸더랬죠.

그렇게 말을 하고 보니 이게 영.. 아빠로서 모양도 안 나고, 아들이 이해하는 수준에서는 영 공감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큰 결심을 했습니다.


“아빠도 인터넷 한 시간, 유튭 한 시간으로 시간제한 건다! 많이 응원해 주도록! “



(2부에서 나머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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