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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여름 Jul 10. 2024

펜션으로 첫출근해서 첫곡으로 낭만고양이 부르기

사회초년생이 당한 취업사기 1화

20대 초반- 대학교 휴학을 하며 경력을 쌓기 위해 마케팅 회사를 알아볼 때였다.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업로드해놓았고, 한 회사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았다. 그렇게 스물 한 두살 남짓되었을 때의 나는 아무 의심 없이 그 회사에 출근을 했다, 경기도의 한 펜션으로.


워크숍 장소인 그 펜션에서 처음 만난 10명 남짓의 사람들과 풀장에 들어갔다가 고기 굽고 부장으로부터 설교 듣고… 화룡점정으로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를 불렀고.


나는 그때 풀장에 빠졌던(정확히는 타인에 의해 던져졌던) 경험 이후로 물이 무서워졌다.


출근 장소를 보면 알겠지만, 내가 예상했던 회사가 전혀 아니었다.


나는 서울에 돌아와 출근하였고, 그 회사는 면접 때와는 다르게 온라인 마케팅뿐만 아니라 영업 일도 함께할 것을 나에게 강요했다(프라이버시를 위해 회사의 업종을 정확히 말하진 않겠다).



당시 내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온라인 광고.


이는 블로그에 광고 글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글을 올릴 때 이미지 작업과 디자인 모두 포토샵으로 각자 해야 했다.


리얼한 광고글을 위해 다른 직원과 카카오톡으로 가짜 후기를 만들어내 캡쳐해서 올리기도 했다(예를 들자면 오픈채팅 문의글). 그러면 글을 보고 카톡이나 전화로 문의가 왔고, 그에 대한 응대 및 상담을 했다. 고객 문의가 결제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곧 내 실적으로 쌓이게 된다.



두 번째는 외부 영업이다.


밖에 나가 전단지를 돌리며 영업을 하게 했다.


고객을 많이 모을수록 인센티브를 많이 주니 최대한 많은 고객을 영입해야 하는 것이 미션이었다. 사무실에 복귀해서는 전단지 상 전화번호로 전화하여 똑같이 전화 영업을 한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이러하고..


이 업무들의 가장 큰 특징은 공과 사를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문의 문자, 전화가 왔고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나는 그때 왜 그리도 이 문의에 열심히 대답했을까? 내가 원했던 업무도 아니었고, 사기 당해서(!) 들어간 곳이라 나올 거였는데..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때의 나는 무언가 어떤 세뇌를 당했던 것 같다.


회사에 출근해서 어떻게 세뇌(가스라이팅) 당했는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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