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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냄 May 31. 2024

라바콘을 뚫고 나온 잡초는 더 강했다

고통 속에서 성장한다. 식물도 그리고 사람도.

5월 주말 오후, 해질 무렵에 리트리버와 산책을 나왔습니다. 오늘은 항상 다니던 동네 산책길 말고, 작은 하천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그러다 신기한 걸 하나 보았습니다.


작년에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흙이 쓸려나간 제방 둑에 안전을 위해 설치해 둔 라바콘이 있었는데, 그 구멍사이로 잡초가 하나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누가 잡초를 뽑아 꽂아둔 건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땅속에 뿌려진 잡초의 씨앗이 싹을 틔어 라바콘 속에 갇힌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라고 자라 구멍을 뚫고 나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라바콘 바로 옆에 자란 같은 종류의 잡초보다 키가 월등하게 컸고, 줄기도 더 굵었습니다.


유튜브 고명환TV 에서 고명환 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식물은 주어진 자리에서 만족과 최선을 다한다.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입니다.


라바콘의 구멍으로 뚫고 나온 잡초는 정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냈습니다. 광합성에 필요한 햇빛은 부족했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기도 힘들었을 것이며, 햇볕에 달궈진 라바콘 속은 매우 뜨거웠을 것입니다. 그런 고난을 이겨내고 세상에 나오니 주변의 잡초보다 더 크고 굵게 자라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비범한 성장을 이루어 낸 사람은 평범한 환경 속에 그저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이겨내며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라바콘을 뚫고 나온 그 잡초에게 한방 얻어맞은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또 얼마만큼 자랐을까요. 내일도 그 산책길로 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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