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야겠다
어지러운 숨쉬기들
교만한 외로움들
뻔뻔한 그리움들
소란스러운 우울들
길을 나선다
멀쩡하게 마음을 갖춰 입고
누추한 미련에 비웃음을 건네고
추적추적 내리는 햇살에
절룩절룩 지나가는 바람들
산만한 오후는
벌컥벌컥 남은 하루를 들이켜고
수척해진 달은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고 나서는데
냉소적인 미소를 띤 별들이
이제는 속이기도 힘든 거짓말에
취조를 시작한다
신세 진 계절에는
신세를 갚아야지
패색이 짙던 사랑에도 희망을 가졌던
필사적으로 외로웠던 시절
타협은 수치심도 모르고
무례한 악수를 청하고
빈틈이 생긴 풍경에는
먹잇감을 찾아 달려드는 번뇌들
미련한 만큼 살아진
미천한 연명에
난처한 위로들
낱말들은 낯설고
무덤덤한 무덤엔 향기 잃은 꽃들
나는 정리해야겠다
배신처럼 웃던 블라인드는
빚졌던 빛들에 도망자처럼
뒷짐을 진다
명예도 모르는 날들
추락하는 기적들은
살아 있는 척 쉬는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