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될tobe Oct 27. 2021

내가 사라져버릴 것 같아


불현듯

갑자기

번아웃이 찾아온다.


비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나의 우울감과 번아웃은

나를 저 아래 웅덩이로

밀고 밀고 들어간다.


직장 생활에서 소진되면

회사에 가기 싫어지고

회사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벌렁 거리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끊고 싶어진다.


전업맘과 전업주부도 마찬가지다.

집에 있으면 해야할 일들이 눈이 밟히고

모두 집을 나간 시간에도

가족과 가정과 관련된 일들과 생각들이 끊임없이 짖누른다.

잠이 쏟아진다.

모든 것이 재미가 없다.


그래도 극복해내야 하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고요히 보내고

'이제 집에 돌아가면 다시 힘 내서 생활해야지.' 하다가도

이내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퇴근도 없으니 벗어날 길이 없고

 

나의 번아웃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친다.

여전히 내가 해야할 일들이 있고

나의 애정과 사랑을 원한다.


아무런 자극도

어떠한 관심도 힌겹게 다가와

이내 나는 그들에게 생채기를 낸다.


그러면 나는 또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

힘이 나지는 않는다.


빨리 이 불현듯 찾아오고

또 어느샌가 사라져 버리는 나의

이 번아웃이

지나가버리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기요 여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