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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ki Nov 20. 2020

빈티지 인테리어와 참 잘 어울리는 리넨

사랑스럽지만 어딘지 모르게 빳빳한 자존심이 느껴지는 여인 같다

그곳은 보물 창고였다.
엘리자벳의 할머니 그리고 그 할머니의 부모님이 쓰던 물건들이 가득한 지하 창고에 들어서자마자 내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침대부터 식탁, 차이나 캐비닛, 그리고 그릇까지 온갖 살림살이가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니...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하얀 레이스 칼라가 달린 꽃무늬 원피스 위에  

하얀 에이프런을 하고 빈티지 부엌에서

수프를 끓이는 여인의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트럭 가득 그것들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동쪽 끝 보스턴에서 서쪽 끝 밴쿠버까지?
어림없는 일이었다.
엘리자벳의 어머니는 나에게, 뭐든 갖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골라 가져라고 활짝 웃어주었다.
나는 오래된 메이슨 푸른 유리병 2개와 리넨 제품들을 잔뜩 골랐다. 너무 낡아 구멍이 나고 헤진 것들을 빼고는 골고루 챙겼다.
용도별로 크기별로 참 다양했던 엘리자벳 할머니의 리넨들은 그렇게 오래되었는데도 많이 얇아지긴 했지만 하얀 때깔을 잃지 않고 있어 내 마음에서 욕심을 걷어내기가 참 힘든 시간이었다.

인류가 사용한 지 6천 년이나 되었다는 리넨은 단순히 <마섬유>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보통 <리넨-linens>이라고 하면
리넨이나 코튼 등으로 만들어진 침대, 욕실, 식탁 및 주방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직물 전체를 일반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면 table linen, bed linen, baby linen 이런 식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천으로 된 생활용품을 통칭해서 리넨이라고 한다.

부엌에서 쓰는 타월은 크기와 디자인이 다양하다.
내 경우, 리넨 제품은 차를 마시거나 디저트를 먹을 때 깔기도 하지만 대개는 아끼는 자식처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고 뿌듯해하는 용,
코튼 제품은 실제로 매일 부엌에서 사용하는 편이다.
나는 오븐 손잡이에 두 개를 걸어두고 부엌일을 하면서 젖은 손을 수시로 닦는 용으로 더 많이 사용하지만 서양사람들은 주로 설거지 후 그릇의 물기를 닦을 때 사용한다.
그래서 이름이 Dish Towel이다.
Kitchen Towel 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직사각형으로 걸어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고리가 있다.

디쉬 타월은 오래전 영국에서 차를 마실 때 뜨거운 찻 주전자를 감싸거나 차를 따르면서 옆으로 흐르는 차를 흡수하는 용으로 수건을 쓰다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Tea Towel이라고 부른다.

또 면의 느낌이 좀 다른 종류로
Flour Sack Towel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옛날에 밀가루나 곡식의 자루 즉 포대를 잘라서 부엌 수건으로 쓰던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밀가루 포대처럼 얇고 더 빡빡하게 짜인
면소재로 만들고 직사각형의 디쉬 타월보다는 조금 더 큰 정사각형 제품이 더 많다.

나는, 살림하는 맛이 나고 즐겁게 부엌일을 하려면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옆에 두면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래서 별 것 아닌 이런 부엌 타월 하나에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릇이나 조리용구 같은 것도 이왕 필요한 것이라면 남에게 줄 선물을 고르듯 신중하게, 내 취향을 매우 존중해서 똘똘한 것으로 골라 사는 편이다.
그런 부엌에서 살림을 하면 하기 싫은 설거지를 해도 룰루랄라 콧노래가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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