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이었다. 벚꽃이 피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꽃피는 걸 보며 봄이라도 탔던 것일까. 그날 밤 꿈에 회사에서 관심 있었던 부서의 팀장님과 국장님이 등장했다. 내게 맥주잔을 건네더니 가득 따라주며 마시라고 했다. 일하느라 고생 많다며 덕담도 건넸다. 한 번쯤 일해보고 싶었던 부서였고, 그 당시 사람이 필요해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꿈까지 꿨나 싶었다. 맥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받아 든 맥주를 마시려던 찰나, 꿈에서 깨어났다. 왠지 아쉬웠다. 그 잔을 시원하게 비웠다면 좋았을 텐데 그걸로 끝이었다는 게 뒷맛이 썼다. 어떤 의미였을까.
누군가 내게 맥주잔을 건넸다면 호의로 건넸을 것이다. 나를 인정하고, 환영한다는 의미로 건넸을 테니까. 다만, 내가 건넨 것이 아니라 받았으니 술잔에 담긴 역할에 대한 책임과 의무, 부담도 동반할 것 같다. 맥주가 가득 차 있었으니, 좋은 기회나 축하받을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꿈의 맥락에 따라 해석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다. 이게 좋은 꿈인지, 나쁜 꿈인지 둘로만 나누기엔 어렵다는 얘기다. 맥주잔을 받긴 했지만, 마시진 않았다. 그대로 잠에서 깼으니 기회가 날아간 것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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