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Longer Human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스포 有)
내가 살아가는 세상 속 주인공은 나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흘러간다는 단편적인 생각을 단번에 잠식시키고, 무력감을 느꼈던 적이 있다.
그 무력감은 나를 압도할 무력감이었지만 삶에 대한 회의감 수준은 아니었다.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진 않았던 거 같다. 내가 그 압도감에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앞으로 다가올 것을 묵묵히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이 앞섰다.
그런 세상의 흐름 속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간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그저 할머니는 할머니, 어른은 그저 어른이라는 존재로서 가치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모두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각자 인생의 서사를 작성해 왔던 것이다.
그렇게 나도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다. 마치 비어있던 퍼즐을 맞춘 것처럼 시간이라는 영속성과 더불아 가슴의 뜀박질, 깜빡이는 눈, 내쉬는 숨까지 너무나 섬세히 느껴져 이질감이 들었다.
인간 실격 속에서 주인공이 무력감 속 자신을 또 하나의 객체로서 형상화하고, 해방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정도로 해방에 목마르지는 않았던 거 같다. 단지 느꼈던 것은 세상 속 ‘가식과 허영’의 도드라짐이 커졌을 뿐이다. 그리고 이 세상의 규칙과 최소한의 제한선상 속에서 의미를 찾아나가야겠다는 그 생각뿐이었다. 물론 이 의미조차도 누군가에게는 허영과 순응의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었다.
인간 실격은 굉장히 몰입되었고, 어렸을 때 내가 가진 일종의 강박과 주인공이 가졌던 강박이 굉장히 일맥상통했다. 주인공은 너무 어릴 때부터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강한 삶의 회의감을 동반한 ‘인간 실격‘ 상태에 도달했다. 세상을 너무나 잘 알기에 환락이 없으면 그의 정신을 온전히 유지할 수 없었다. 완독 후에 오직 찝찝함만이 감돌았다. 술과 마약에 찌들고, 자극에만 의존하며 세상을 향한 자신의 무력감을 승화하는 그의 처절한 몸부림과 기구한 삶에서 오는 찝찝함과 차마 그를 비난할 수 없는 무력감이 공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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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
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いので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