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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코드 스웨덴 Jan 03. 2018

낯선 매력의 루마니아

수도 부짜 레르트(bucharest)와 소도시 브로쇼브(Brasov)



이 블로그는 스웨덴의 생활을 남기는 공간이지만, 이번 글은 번외로 저번 달에 여행을 갔던 루마니아의 여행기를 공유해보고 한다.


3년 전 교환학생 시절 함께 지냈던 친구들과 함께 루마니아로 여행을 떠났다. 사실 과제 너무 많아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일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여행 계획은커녕 비행기에서도 기차에서도 계속 과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뿐 아니라 5명의 친구들 모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오지 않아서 우리는 사전 조사도 없이 발 닿는 곳들로 여행을 다녔다. 알고 갔으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내가 익숙한 한국과 스웨덴과는 또 다른 루마니아만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볼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사진과 키워드로 보는 루마니아



- 차우세스쿠 독재정권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1965년부터 1989년 총살될 때까지 공산주의 국가였던 루마니아 사회주의 공화국을 통치하였다. 강력한 국가를 만들고 싶었던 차우세스쿠의 야망은 무리한 도시 건설로 이어졌다. 그는 평양을 방문한 후 금수산 태양궁전을 보고 감명을 받아 1983년 차우체스쿠 인민 궁전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이는 세계에서 미국의 펜타곤 다음으로 가장 큰 건물이 되었다. 인민궁전은 위로 12층 지하로 12층이며, 방이 1000개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그의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면서 실질적으로 그 건물이 절반 이상 사용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지금은 관리비가 오히려 더 많이 들어서 대부분의 공간이 방치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차우셰스쿠는 인민궁전을 건설하기 위해서 그 주변의 건물들은 철거되었다고 한다. 9000개의 건물이 철거되고, 30000명의 사람들이 재이동당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일부 아파트와 교회들은 철거가 아닌 '이동'되었다고 한다. 즉 건물을 통째로 뜯어서 다른 지역으로 옮긴 것이다. 재이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파트 안에서 나오지 않고 시위를 했는데, 심지어는 그 사람들이 안에 들어 있는 상태로 건물을 뜯어서 이동하였다고 한다. 다행히도 이동 과정은 성공적이었고 아무도 다치지 않고 건물들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혹시 교회의 이동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아래의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theguardian.com/cities/2016/dec/14/bucharest-moved-churches-safety-communist-romania)



인민궁전과 사회주의 승리로 거리

차우세스쿠는 루마니아의 강력한 국력을 상징하기 위해 그 당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했던 샹젤리제를 모방하여 4m 더 넓은 '사회주의 승리로'거리를 건설하였다. 그 거리의 끝에는 41개의 분수가 있다. 굉장히 웅장하고 아름다운 분수였지만, 이 분수 또한 관리비로 인해 자주 켜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이 가장 호화롭고 아름답도록 건설된 이 거리의 상점들은 대부분 비어져 있었다. 호화로와야 할 자리가 비어 있어서 오히려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강은 부쿠레슈티의 중앙을 지나는 강이다. 이 강 역시 수로를 통한 무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강이라고 한다. 나는 강 때문이었는지 샹젤리제를 모방한 거리 때문이었는지 루마니아와 파리가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되었다. 함께 여행했던 파리 출신 친구는 내가 이렇게 말하자 굉장히 기분나빠했다..ㅎ




-Old Town

 부쿠레슈티의 올드타운은 관광지가 몰려있는 곳이다. 여행 계획은 없었지만 운이 좋게 올드타운에 있는 airbnb를 잡아서 올드타운의 곳곳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올드타운은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현지인들도 놀러 오는 부쿠레슈티의 핫플레이스다. 우리나라의 가로수길처럼 곳곳에 재미있는 가게들도 있고 트렌디한 카페 펍 음식점도 많았다. 스웨덴의 비싼 물가 때문에 외식 한번 제대로 못하다가 부쿠레슈티의 예쁜 레스토랑에서 잔뜩 먹고도 만원이 안 나와서 너무 행복했다.


Old town에서 먹은건 아니지만.. Brasov에서 먹은 루마니아 전통음식!


- 루마니아 정교회

루마니아는 국민의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며 루마니아 정교회라는 기독교 종파를 따르고 있다. 종파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교회에 들어가 보면 다른 유럽권의 교회들과 많이 다른 점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다른 교회들과 달리 예배를 드리는 의자가 없고, 예수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문 뒤에 신부님이 앉아 계시며 한 사람씩 신부님의 안수 기도를 받을 수 있다.


인상이 깊었던 것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루마니아에서는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거나 기도드리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일요일에는 교회 안이 성도들로 가득 차서 교회 밖을 둘러싸고 서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 마지막 왕 미하이 1세의 별세

내가 도착한 다음 날 루마니아의 마지막 국왕 미하이 1세가 별세하면서 루마니아 국민들이 장례 행렬로 애도를 표했다. 그는 1927년 5세의 나이에 국왕이 되었고, 카롤 2세에게 왕위를 뺏기고 18세에 다시 왕이 되었다. 그러나 1947년 군주제가 폐지 죄도 루마니아에 인민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그는 왕위를 빼앗기고 시민권마저도 박탈당했다. 그렇게 스위스와 영국을 오가며 지내다 1992년 차우셰스쿠 독재 정권이 타도된 후 귀국이 허용되었는데, 당시 그의 인기가 너무 커서 1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그를 보러 나왔고, 그때의 정부가 긴장하며 그를 다시 5년간 귀국 금지시키고 말았다.. 1997년이 되어서야 그의 시민권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장례행렬이 끝나고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검은 옷을 입고 집으로 향하고있다.


-지하도시

브쿠레슈티 하수도에 지하도시가 있다고 한다. 차우세스쿠 독재정권 당시 인구수 증가 정책으로 인해 낙태가 금지되었고 그때 버려지는 아이들이 급증하면서 서 고아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1989년 차우세스쿠 정권이 무너지고 고아원에서 수용하던 아이들이 갈 곳을 잃게 되면서 브쿠레슈티의 온수관이 지나가는 하수도에 모여 살게 되면서 지하 도시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그 생활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6000여 명이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고 마약중독 에이즈 결핵 폐렴 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관광객이고 안전한 관광명소들 주변에 있어서 다행히도 실제로 이런 것들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루마니아에서 지하도시가 굉장히 큰 문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 길에서 마약에 취해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친구들과 기분 좋게 술을 마시기 위해 간 펍에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루마니아 관련해서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니 어렸을 적부터 마약에 중독되면 성장이 멈춰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더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출처: KBS 특파 취재 영상 http://news.kbs.co.kr/news/view.do?ncd=2959045)

Old town에서 본 섬뜩한 고양이들


-Brasov

브라쇼브는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와는 기차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소도시이다. 이 곳에서는 '유명할수록 멋진 관광지는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브로쇼브의 아름다움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 마을은 중세시대로 온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특히나 모든 마을이 눈이 쌓여있어서 정말 아름다웠다. 높은 산으로 둘러 싸여있는데 내가 간 날에는 안개가 자욱해서 산의 끝을 볼 수 없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케이블 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가서 마을의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불에 검게 그을려 검은 색으로 변했다고 해서 검은 교회(Black Church)로 불린다.





- 드라큘라

드라큘라의 신존인물은 블라드 쩨뻬쉬라는 루마니아의 영주이다. 그는 오스만튀르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인데, 많은 적들을 포로로 잡고 산 채로 꼬챙이 끼워서 고통스럽게 처형을 시켰다고 한다. 영국의 작가 브람 스토커가 소설 '드라큘라'에서 블라드 째빼쉬를 모티브로 드라큘라라는 인물을 만들면서 지금의 드라큘라 이미지가 생기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마켓

루마니아의 대부분 사람들이 기독교인인 만큼 루마니아는 크리스마스 기념하는 많은 장식들이 곳곳에 있었고, 광장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없는 만큼, 나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뭔가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마켓을 보기만 해도 신나는 기분이 들었다.


Brasov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광장이다.


크리스마스마스 마켓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품, 초콜릿, 소시지 등등 다양한 것들을 판매하고 있다. 스웨덴과 달리 다른 유럽권 국가들은 따뜻한 와인도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찾아볼 수 있다. 루마니아에서도 크리스마스 마켓에 들어서면 바로 따뜻한 와인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우리는 따뜻한 와인을 한잔씩 마시면서 마켓을 구경했다.


따뜻한 와인을 팔고 있다.
따뜻한 와인을 치얼스!



루마니아 이후에 베를린도 여행했었는데, 다음에 베를린 여행도 포스팅 해야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Gott nytt å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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