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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무 Dec 06. 2022

우월감과 부러움에 관하여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세지다 - 송길영

"타인의 욕망이 잣대가 된 상태에서 우리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는 인생 중에서 빛나는 찰나를, 그마저 윤색해서 전시한 건데, 그것을 마치 친구의 일상인 것처럼 침소봉대해 인식하면서 나도 똑같이 되려고 경주하거나 자괴감에 빠지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문제는 또래와 비교하면서 내 삶의 스테이지에 ‘그러함직한’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수평적인 비교에 있어서 내가 모든 면에서 우월하지 않는 이상, 항상 무엇인가 열위에 설 수밖에 없다. 이런 심리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표현이 바로 ‘평균’이다. 평타, 국룰 등 인터넷 용어의 탄생은 눈치를 보는 세상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긍정과 부정을 따질 필요없이 그냥 정해진 대로 하면 된다.


‘남들도 그렇대’라는 마음으로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을, 카페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결혼 전의 연애기간을 정하고 그렇게 다 모아서 루틴을 만든다. 아침에는 뭘 하고, 저녁에는 뭘 하고, 가짓수가 점점 늘어나면 루틴만으로 하루가 끝이 난다. 온갖 평균이 생겨난 이유는 뭘까? 타인으로부터 내 평판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어서이기 때문이다. 평범하게 살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 기준이 너무 높다. 기준이 높은데 그게 기준이다. 심지어 그걸 다 모아뒀다."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세지다> 송길영  


해결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적절한 속도로 나아가는 것. 하지만 그것을 이행하기란 정말 어렵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즉, 부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부러움을 느끼는 이유는 우월감에서 오는 만족감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소비, 재미, 관계, 경험 등 특정 가치를 측정하는데 있어서 우월감은 매우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어 우리는 부러움을 느끼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이타적인 삶과 공감하는 사회로부터 거리를 두지 않는 이상 우월감과 부러움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부러움을 통해 스스로의 욕구를 자극시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다. 본인의 분야에 누군가를 동경한다던지, 유명 연예인을 봤을 때 신기해 한다던지 등 부러움은 타인과 연결되어 있고 외롭지 않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끔 우리는 부러움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스스로 개척하고 있는 미래의 목표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함이라고 혼동하여 원하지 않는 길을 가게 될때도 있다. 타인의 여유와 자유에 조급함을 느껴 그나마 ‘평균'이라도 맞추려고 애쓰지만, 막상 이를 달성한 이후에는 스스로 무엇을 원했는지 망각하고 허무주의에 빠지게 된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항상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가는 사람을 보았을 때 무엇이 부러운가? 분야, 수단, 성과 등 구체적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가 걸어왔던 길과 다르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나의 망상 속에서 그 사람이 느끼고 있을 우월감을 부러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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