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생일을 맞는 내 딸 인디라 프리야다르시니에게.
해마다 생일에 네게 선물을 주곤 했지. 하지만 나이니 형무소에 갇혀선 무슨 선물을 할 수 있을까. 착한 요정이 주는 것 같은 정신이나 영혼으로 된 어떤 것, 형무소의 높은 담도 가로막을 수 없는 그런 것을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인디라. 네게 역사를 써 보내려고 해. 옛날 일들, 세계 무대에서 큰 역할을 한 사람들에 대해서 말이야. 이 편지들이 네게 재미있을지, 네 호기심을 깨우게 될지, 네가 언제 이것을 받을지, 네가 읽어보기나 할지 알 도리가 없구나. 이토록 멀리 떨어져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난 하나의 낙으로 편지를 쓰기로 했어. 편지를 쓰고 있으면 네가 바로 곁에 있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같기 때문이야. 난 늘 너를 생각해. 특히 오늘은 한시도 네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구나.
아침에 엄마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었어. 우리 딸 인디라만 혼자 남았으니 얼마나 쓸쓸할까? 하지만 넌 두 주에 한 번 엄마를 만날 수 있고 두 주에 한 번 나를 만날 수 있으니까, 엄마와 나 사이에서 전령이 되줄 수도 있어. 그렇게 생각하렴.
난 혼자서 펜과 종이를 앞에 놓고 널 생각할 거야. 그러면 넌 어느새 살며시 내 곁에 다가올 거고, 우리는 많은 일들을 이야기하겠지. 우리는 함께 옛일을 회상하고 미래를 과거보다 더 위대하게 만들 방법을 궁리할 거야.
인도의 독립운동가가 딸에게 보낸 편지의 몇 대목입니다. 그가 3년 동안 감옥에서 쓴 196편의 편지는 <세계사 편력>이라는 방대한 역사책으로 엮여 나왔습니다. 편지를 쓴 아버지 네루는 인도의 초대 총리가 됐고, 편지를 받은 딸 인디라 간디는 인도의 3대 총리가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