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야 산다.>

by 조은결

그 사람은 나에게 불을 붙였다.
나는 너무 뜨거워 견딜 수 없이 활활탄다.
타지 않으려 해도
불을 붙인 자는 멍하니 쳐다보고 꺼 주려 하지 않는다.


뜨거워서 펄쩍펄쩍 뛰었으나
그저 위협적인 사람이 되었다.


나는 타고 있고
어떻게든 살아남고 싶은데
불을 켠 자는 죄책감 없는 눈빛으로
나를 방치한다.


나는 점점 타들어 가고
절망적인 사람이 된다.


좋은 추억들이 모두 내 안에서
재로 변하고 있고
나는 여전히 살고 싶어서
퍼덕퍼덕거리다
새벽에 잠이 깬다.


내가 살아남을 방법은
스스로 강가에 몸을 던지는 일뿐이다.


뒤돌아보지 말고
일단 뛰어가야 산다.


뛰어가서
일단 나를 살린 후
생각하자.


오래고 반복되는 배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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