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O2O업계의 이슈는 바로 이것
여기어때, 위드이노베이션. 내가 일하는 숙박, 액티비티 O2O 산업은 경쟁이 치열하다. 꽤 이름을 날리는 플레이어들이 무서울 정도로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업력이 10년을 훌쩍 넘은 경쟁사가 버티고 있고, 숙소 공유 서비스나 글로벌 숙소 예약 사이트들도 강적이다. 액티비티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부딪히는 여러 회사들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겐 'VIP'가 간절하다. 우리와 다른 플랫폼을 저울질하는 소비자를 우리 편으로 만들고 싶다. 여기어때만 보고, 여기어때 서비스만 쭉 썼으면 좋겠다. 독점하고 싶다. 그들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신사업이 탄력을 받아야 하고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질주하는 게 목표다.
그동안은 할인쿠폰 같은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2만 개 수준의 숙소를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속삭였다. 시즌별 할인 정책을 제시했고, 기획전을 실행했다. “여러분 우리가 제일 쌉니다.” 최저가 보상제를 실시하는 우리가, 제일 싸게 상품을 내놨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확신한다. 로열티를 확보해 반복 구매를 유도해야 한다. 등급제를 구체화하고 실행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여기어때는 지난 9월 VIP 등급인 엘리트의 혜택을 강화했다. 엘리트는 숙소나 액티비티 상품을 유형 상관없이 5번 구매하면 자동으로 승격된다. 자격을 얻기만 하면 평생 10% 할인 혜택을 주는 게 핵심이다. 엘리트 제도에 참여하는 숙박 시설은 추가 할인을 덧붙인다는 의미다. 매월 전용 이벤트를 운영하고, 굿즈 선물에 시크릿 쿠폰도 뿌리는 건 덤이다. 우리 서비스를 딱 5번만 쓰면 '평생 10%'다.
누군가는 ‘출혈경쟁’ 아니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미 우리 플랫폼에서 3박 이상 상품을 구매한 고객 비율이 꽤나 높은 데다, 로열티 높은 고객의 가치는 ‘대박’이다. 자체 분석에 따르면, 엘리트 제도 시행 후엔 제휴점의 공실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다. 또 다른 고객인 제휴점까지 만족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제도에 참여하는 제휴사의 10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 급증했다. 혜택 강화 후의 성과다.
VIP를 특별 관리하는 건 여기어때만의 이슈는 아니다. 이미 글로벌 OTA는 앞서 나갔다. 호텔스닷컴은 3단계 등급제를 시행한다. 최상위 등급인 ‘골드’ 회원은 특별 프로모션을 누리고, 우선 응대 서비스도 받는다. 익스피디아 VIP 등급도 3단계다. ‘골드’ 등급엔 얼리-체크인, 레이트-체크아웃, 추가 포인트 제공 등 극진한 서비스가 뒤따라온다.
▲호텔스닷컴의 등급제
국내 숙박 O2O들도 로열티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데일리호텔은 ‘데일리리워드’라는 이름으로, 7박 구매 시 1박을 무료로 준다. 야놀자도 3박을 할 때마다 10만 원 쿠폰팩을 증정한다. 3000원~4만 원까지 여러 장이 들었다.
VIP가 중요한 게 숙박O2O뿐만이겠나. 하지만, 이 판도 VIP로열티에 대한 관심이 가열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우리는 여기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매할 때마다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