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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키 May 02. 2023

아이가 욕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돌토 박사의 라디오 육아 상담'에서 알려준 신기한 해법 


교보문고에 들러 <아이가 태어나면>이란 책을 샀다. 부제는 '프랑스식 육아의 선구자 돌토 박사의 라디오 상담'이다.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요." "아이가 욕을 하면 어떻게 하나요?" 이런 편지 사연들에 정신분석학자 돌토 박사가 답을 해주는 내용이었다. 1970년대 프랑스에서 실제 진행됐던 라디오 상담 내용을 만화로 각색했다. 돌토 박사의 육아법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프랑스 육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요"에 대한 대답은 이것. "강제로 재우지 마세요. 아이가 졸리면 자야죠." 아이가 욕을 한다는 질문에는 이런 대답이 나왔다. "욕은 아이들의 또래 사이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 앞에서 아는 욕을 다 말해보라고 하세요. 서너 개 안 될 거예요. 부모가 아는 욕을 더 얘기해 주거나, '쿠쿠르르' '삥뽕삥뽕' 같은 새로운 만들어 알려주는 것도 좋아요. 부모와 함께 시원하게 웃고 넘어가면 유머러스한 기억으로 남을 거예요. 그리고 알려주는 거죠. 밖에서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하는 게 왜 좋지 않은 행동인지를."


나는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배운 욕을 집에서 쓴 적이 있었다. 그때 아빠에게 엄청나게 혼났다. 하지만 금지당하고 혼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은 아니다. 학교에서 욕을 안 쓰면 친하게 사귈 수 있는 친구 범위가 줄어든다. (욕을 쓰는 애들과는 같이 놀기가 어려워지니까.) 왜 욕이 나쁜지 납득시켜주지 않고, 무턱대고 혼내거나 으름장 놓으면서 훈육하는 아빠를 향한 반발심과 불편함도 커진다. 결과적으로 나는 욕을 안 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건 나의 경우일 뿐이다. 아빠에게 혼났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은 욕 쓰는 또래들의 모습이 보기에 안 좋아 보이고 품위 없어 보여 내가 중단한 것이다. 나와 기질이 다른 아이에게 마냥 욕을 금지한다면, 오히려 억눌린 게 곪고 터져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돌토 박사는 육아법을 일반화하지 않는다. '양육자인 부모 자신이 해법을 가장 잘 알며 의지도 강하다'라고 믿는다. 그래서 각 사연은 개별 문제에 대한 대답일 뿐, 절대적인 법칙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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