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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재 Jun 14. 2018

‘목표는 청룡기 8강’ 후반기 돌풍의 팀 떠오른 설악고

과연 일을 낼 수 있을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6월 10일자 기고한 글입니다.



원주고전 극적인 끝내기 승리에 선수와 관중이 환호하고 있다


“정말 목동 가는 거야?”


지난 주말, 속초 설악야구장이 한바탕 들썩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강원 권역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은 열띤 응원을 펼치면서 술렁일 수밖에 없었다. 속초 연고인 설악고가 ‘강원 최강’ 강릉고와 ‘전반기 권역 2위’ 원주고를 연파하고 권역 단독 선두에 오른 것이다. 후반기 3전 전승.


올해 초만 하더라도 설악고를 하위권으로 꼽는 사람이 많았다. 작년 전·후반기 모두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할 만큼 대체로 기량이 썩 좋지 않아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전반기 만만찮은 전력으로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며 상승세를 타더니, 후반기 선수 보강을 발판 삼아 완전히 폭발하는 모양새다. 아직 절반이 남았지만, 설악고 팬들은 벌써 목동행을 외치며 청룡기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원주고 대 설악고 경기가 열린 10일 속초 설악야구장


10일(일) 원주고전은 설악고의 돌풍과 저력을 몸소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1회만 해도 상대 주축 투수 배기건을 공략해 집중타로 5점을 뽑아 설악고가 쉽게 승기를 잡는 듯했다. 흔들리는 선발 하회준을 4회부터 구원한 도형준도 4.2이닝 1실점 호투. 하지만 원주고도 끈질기게 따라붙어 9회 초,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5점차 경기를 지키지 못한 탓에 분위기가 급격히 상대에게 넘어갈 법한 상황. 여느 때라면 허무하게 역전패할 수도 있었다.


설악고는 흔들리지 않았다. 9회 말, 4번 타자 김현수가 3루타를 때려 단숨에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고, 김도윤이 깔끔한 적시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꼭 필요한 순간 점수를 뽑는 응집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끝내기 안타를 친 김도윤은 이날 4안타 3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황동건-김현수도 5안타 1타점 합작. 마운드하면 자신 있는 원주고도 이날만큼은 설악고 타선 기세에 눌릴 수밖에 없었다.


강정길 설악고 감독


반환점을 돈 후반기 단독 1위에 오른 설악고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 내친김에 전승 우승으로 왕중왕전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강정길 설악고 감독은 “마음으로는 전승 우승을 하고 싶지만, 열심히 해봐야 알 수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하고 이겨보려는 마음이 강해 항상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실히 선수들 플레이가 과감하면서 저돌적이고, 누군가 실책을 범해도 동료 선수가 앞다퉈 격려할 만큼 팀 분위기가 좋다.


설악고는 일을 낼 수 있을까?


하회준 투수 아버지 하주봉 씨는 “후반기 선수 보강이 많이 이뤄져 선수단 파이팅이 좋은 상황”이라며 “전승으로 왕중왕전에 나가 8강 이상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준 트리오’ 이강준-하회준-도형준이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하고, 황동근-김현수-김도윤이 중심 타선에서 지금처럼 불방망이를 휘두른다면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설악야구장을 뜨겁게 달군 설악고 응원 열기를 목동야구장에서도 느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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