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
어린이집을 마치고 날씨가 좋아 아이도 나도 바로 집에 가고 싶지 않은 기분이 통한 날이었다. 아이가 먼저 “도서관에 가서 놀까?”라고 했다. 도서관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노는 곳, 즐거운 곳이라고 여기는 것이 기특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서관에서는 아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유를 허락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혼자서 고르는 성취감, 엄마가 목소리를 바꿔가며 읽어주는 즐거움, 내용 자체에서 얻는 재미, 마무리로 도서관 지하 카페에서 간식을 먹는 즐거움까지 더해진다. 그런 시간이 쌓이니 아이는 도서관이 노는 곳인 줄 아나 보다.
아직 아이가 어려 매번 계획대로 되지는 않지만, 그 시간은 모두 귀하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런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책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도와줘야지, 책을 통해 세상의 많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게 도와줘야지, 그리고 나도 좋은 책을 쓰는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다짐했다.
그렇다고 도서관에서 책만 보는 것은 아니다. 오고 가는 길에서 분홍빛의 봄꽃 냄새, 여름 풀의 싱그러움,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 포근한 눈까지 매일 다른 장면을 볼 수 있다. 가끔 기운이 좋은 날엔 나비, 벌, 무당벌레도 볼 수 있다. 누가 먼저 한글을 읽는지, 큰 수를 더하고 뺄 수 있는지 비교하는 경쟁에서 빠져나오기로 했다. 그런 것들 말고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말이다. 또한 희귀질환 유무로 행복을 가르는 이분법적인 삶에서도 역시 벗어나기로 다짐한다.
색안경을 벗으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