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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예술, 모두의 문학

by 이윤지

예술은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이다. 사람마다 그 창의 모양도 다르고 색도 다르다. 누군가는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나에게 그 창은 바로 ‘문학’이다. 내가 만약 예술가가 된다면, 나는 분명 문인이 되고 싶다. 그 이유는 문학이야말로 사람과 사람을 가장 따뜻하게 연결하고, 삶의 구석구석을 비춰주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나는 예술이 특정한 계층이나 소수만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과 감동은 모두의 것이어야 하며, 예술이 진정한 예술이 되려면 누구나 손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가장 평등한 예술일 수 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읽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며, 또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값비싼 장비나 거창한 무대도 필요 없다. 단지 글이 있고, 그것을 담은 책이 있고, 그것을 읽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으면 된다.


나는 그런 문학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 도서관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모두가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지식과 감동과 이야기가 공평하게 나눠지는 곳. 또 작은 동네 서점이 많아져 누구나 책을 쉽게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문학은 더욱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다. 돈이 없어도, 시간이 많지 않아도, 잠시 마음의 여유만 있으면 만날 수 있는 그런 예술. 나는 그런 예술의 형태를 지향한다.


하지만 단지 ‘접근 가능성’만이 전부는 아니다. 나는 나의 글이 쉬운 언어로 쓰이길 바란다.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리는 글은 결코 어려운 말로 쓰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더 쉽게, 더 짧게, 더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을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글은 때로 누군가의 하루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내가 그런 글을 쓴다면, 내가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문인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예술가가 된 셈일 것이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위로가 되는 문학’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고, 방황하는 이들에게는 작은 방향을 제시하며, 아무런 고민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삶의 풍요로움을 일깨워주는 글.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고,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여준다면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예술의 완성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문인이 되고 싶다. 위로와 응원과 풍요로움을 담아내는 작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문학이라는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삶에 들어가고 싶은 예술가.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조용히, 그러나 깊고 따뜻하게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그런 문인이 되는 것. 그것이 내가 꿈꾸는 예술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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