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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재원 Jul 18. 2021

진정한 일의 재미

일의 재미는 도파민에 달려있다. 도파민은 소위 '욕망의 뇌 호르몬'으로 목표를 상상할 때와 달성할 때 각각 발생한다. 사실 목표 달성의 즐거움은 달성 후 잠깐 만끽하는 정도이고, 대부분은 목표를 상상할 때로 대강 [목표 상상 : 목표 달성 = 8:2] 정도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큰 일의 재미가 있다. 그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몰입'이다. 시간만 따지자면 [몰입 : 목표 상상과 달성 = 8:2] 정도로 크다. 그럼, 일의 재미는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게 틀림없다. 

그럼 대체 '몰입'의 핵심은 무엇일까? 난 재택근무 도입과 함께 몇 개월 만에 그 몰입을 통한 일의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나에게 계속 물었다. 대체 왜 이번 주에 몰입하며 일의 재미를 느꼈을까?


긴 고민 끝에 얻은 대답은 '컨텍스트 통제력'이다. 내가 얼마나 내 컨텍스트를 지배하느냐. 내가 얼마나 몰입이 깨트러질 상황에 놓여있느냐. 


나도 모르게 여러 몰입이 깨지는 상황들을 겪으며, 흡사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겪는 것처럼 집중력이 약해졌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내 뇌가 몰입을 자주 방해받으니 애초부터 몰입을 하지 않게 진화하고 있던 것이다. 대략 이럴 경우 일은 많이 하는데 정작 진도는 나가지 않는 괴이한 현상이 발생한다. 어차피 몰입이 깨질 테니 몰입이 깨져도 될만한 얕은 사고의 여러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미팅 요청, 커피 한잔하자는 말, 식사 뭐 먹는지 얘기, 예기치 못한 슬랙 등등. 다시금 재택근무를 겪으며 그 중 대부분이 사라졌고, 슬랙과 이메일을 끄고 2시간에 한 번씩 체크하는 타이머를 걸며 온전히 내 컨트롤 하에 둘 수 있었다. 여기서 시작된 몰입의 즐거움은 50분 업무/10분 휴식의 루틴을 만들며 더욱 강화되었다. (반대도 작용했을 것이다. 나 역시 스몰토킹의 중요성을 근거로 오피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의 컨텍스트를 침입했을까)


몰입으로 다시금 짜릿한 일의 즐거움을 느끼며 깨달았다. 창업 초기 5명일 때 일이 즐거웠던 이유는 '온전히 몰입할 수 있어서'가 크게 한몫했었구나. 맞아, 힘들어도 그 몰입이 너무 재밌어 그 시절을 버텼었다. 그리고 다짐한다. 앞으로도 이 '컨텍스트 통제력'을 잃지 말자고.


진정한 일의 재미를 위해 우리 다시 우리들의 뇌를 온보딩하며 설득해보자. 몰입해도 된다고. 절대 널 방해하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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