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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는 인간이라기보다 시스템이다

by 지유이 글

상사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존재는 역할과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이 내뱉는 말과 행동은 단순한 개인적 취향이 아니라 조직 구조와 책임의 산물이다. 감정을 기대하거나 개인적 친밀감을 바라면 흔들리기 쉽다. 상사의 태도에 마음이 좌우될수록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피로를 느끼고, 불필요하게 긴장하며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상사는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내 업무와 성과를 평가하고, 조직 목표에 맞춰 조율하는 역할적 존재일 뿐이다. 좋은 상사도, 불합리해 보이는 상사도, 결국 그 틀 안에서 움직인다. 그 틀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감정에 휘둘려 실수하거나 오해를 쌓게 된다.

상사의 기분이나 판단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때, 개인 공격으로 받아들이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커진다. 하지만 그것이 조직 구조와 책임의 결과임을 이해하면 그 순간의 불합리함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누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느냐보다 조직이 요구하는 흐름 속에서 나의 위치와 판단을 조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사는 작은 세부 사항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회의 중 미묘한 눈빛, 보고서 작성 순서, 이메일 톤과 문장. 이 모든 것을 관찰하면 그 사람이 어떤 기준과 구조 속에서 움직이는지 읽을 수 있다. 즉, 관찰력과 해석력이 감정을 대신해 직장 생활을 안정적으로 만든다.

또한, 상사는 역할이 끝나면 변할 수 있다. 오늘의 친절한 상사가 내일은 냉정한 평가자가 될 수 있고, 오늘의 엄격한 상사가 내일은 실무를 돕는 멘토가 될 수 있다. 이 불확실성을 감정으로 받아들이면 흔들리지만 시스템과 역할의 변화로 받아들이면 대응이 가능하다.

결국 상사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적 친밀감이 아니라 구조적 이해와 전략적 관찰이다. 상사는 인간으로서의 호감과 친밀감보다는 나를 평가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역할적 존재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 사실을 인식할 때 우리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조직 속에서 위치를 지키며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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