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유하고 있던 리사이클링홀딩스(이하 LICY) 주식이 많이 오르면서 주식이 얼마나 올랐을 때 팔아야 맞는건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물론 목표수익률이 달성되었다거나 본인이 원하는 목표주가에 달했을 때 파는 게 맞겠지만, 장기 목적으로 투자한다고 했을 때에도 많이 올랐다고 파는 게 맞는지, 많이 오른 기준이 너무 개인적인 게 아닌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117% 수익?!
최고가가 $13가 넘었던 기업이다
Glencore로부터의 7500만달러 투자 소식으로 인해 LICY가 100% 넘게 오르면서 1,000만원 넘는 수익이 났다. 물론 현금화 전까지 내 수중에 쥔 현금은 아니지만 수익이 나고 있다는 사실과 자꾸만 "주식이 최고가를 기록했어요"라며 알림이 오는 토스증권 때문에 이걸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시작되었다. (토스증권의 단점이자 장점!!)
처음 LICY 구매는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갈수록 쓰레기는 많아지고, 국내에서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세계적으로 보면 계속 탈석유, 탄소제로를 추구하면서 전기자동차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이 와중에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10년, 15년 사용하고 나면 폐배터리가 되어 처분될텐데 처분되는 폐배터리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업이 있다면 투자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찾아보다가 LICY를 알게 되었고 주가가 현저히 낮아서 바로 구매를 했다.
구매 당시 LICY의 주가가 낮았던 이유는 미국에서 짓고 있는 로체스터 허브의 공사가 중단되었기 때문인데, 자금확보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최근에 세계적인 자원투자회사인 Glencore로부터 7500만달러의 투자(전환사채)를 받고 미국정부로부터 지원이 가시적으로 가능하리라 보여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마찬가지로 저평가 되어 있기 때문에 구매하고 기다리면 오를 여지가 있는 기업이라고 봤다.
보유하기로 한 이유
물론 투자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정말 로체스터 허브가 원하는 대로 완공이 될지, 투자금이 확보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일단은 주식가격이 100%씩 올라도, 혹은 떨어지더라도, 팔지말고 꾸준히 보유하기로 마음먹은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로체스터 허브가 완공되지 않았다. 즉, 로체스터 허브는 현재 공사가 홀딩된 상태이며 완공되어 폐배터리 처리능력을 갖춘다면 북미에서 가장 큰 폐배터리 재활용공장이 탄생하게 된다. 그 경제적 가치는 후발주자들보다 훨씬 크리라 생각한다.
2. 미국대선이 남았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붙고 있는데,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화석연료를 선호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나 재활용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거라 본다. 이렇게 되면 로체스터 허브 완공이 더 지연될 수도 있겠지만 바이든 정부가 된다면 오히려 더욱 기회라고 생각한다. 50/50 확률일 수도 있겠지만 설령 트럼프가 되어서 지연이 되더라도 언젠가는 폐배터리 처리기업이 활성화 되야하는 시점이 와야만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기업이 100% 활성화 되지도 않았고, 여전히 투자를 통해 몸집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에 이미 규모를 갖춘 기업에 비해 상승여력이 더욱 많다고 생각하며,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주식가치는 훨씬 올라갈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주식투자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팔아야 한다면 지금이라도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다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는지에 따라 주식매도시점은 달라진다. 부실채권 전문 사모펀드 회사인 오크트리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설립자 하워드 마스크(Howard S. Marks)는 시장이 좋을 때는 관망하다가 환경이 악화되면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시장역행투자자로 유명한데, 매도시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투자논거의 타당성이 떨어질 때
잠재적인 수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더) 커보이는 다른 투자루트가 등장할 때
이 2가지 경우에 해당하면 주식을 매도하는데, 투자논거의 타당성이 떨어질 때는 예를 들어 LICY같은 경우, 로체스터 허브 완공에 실패한 경우가 있겠다. 로체스터 완공에 따라 북미에서 가장 큰 폐배터리 용량을 확보하리라 기대했는데 이러한 기대가 실패한다면 더 이상 투자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손해보기 전에 처분하는 게 맞다.
다만 잠재적 수익제공이 더 큰 다른 투자루트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하워드 막스의 경우,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하는 점이 있다. 바로 "투자상태를 유지하는 것"
투자상태를 유지하는 것
매도시점에서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인데, 예를 들어 LICY를 팔고 더 수익이 날거라고 생각하는 삼성전자를 산다고 해보자. 시장상황이 악화되어 현재 보유중이던 LICY보다 삼성전자의 잠재가치실현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 닥칠수도 있고, LICY의 수익률보다 훨씬 못미치는 수익을 거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건데, 다시 말해서 새로이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는 것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를 보유하고 있는 게 나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투자는 결국 상대적 선택의 학문이다. 더 큰 기회비용을 감수하고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큰 수익을 노려볼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유지할 지는 선택의 문제다. 다만 항상 시장에서 우수한 투자는 주로 다른 이들이 저지르는 실수를 활용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남들이 실수라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내게는 기회가 될지, 기업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리그 그 선택에 대한 결과는 본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