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브랜드 Apr 12. 2021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네 안에 무엇이 있을까?


일러두기 

미래를 누구보다 고민하고 있을 아들에게 쓴 편지




아들,

도도 솔솔 라라 솔~

이 노래 알지?

그래!! 그거!!

반짝반짝 작은 별




원래 이 곡은 프랑스 민요인 

〈아! 말씀드릴게요, 어머니(Ah! vous dirai-je, Maman)〉의 

가락에 영국 시인인 제인 테일러의 를 

노랫말로 붙인 것이라고 해.



<가사>

반짝반짝 작은 별

난 네가 무엇인지 궁금해!

저 세상 위에 너무 높이,

하늘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작은 별,

난 네가 무엇인지 궁금해!




어때? 

우리가 부르던 가사와 많이 다르지.

그런데 갑자기 웬 동요 이야기냐고?




그건...

엄마가 너에게 꼭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야.(^^)

그 메시지가 뭐냐면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이미 빛을 스스로 내는 별(star)이라는 거야.






갑자기 엄마가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지난날 방황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너만큼이나 엄마도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힘들었는지 몰라.





지금 와서 말하지만

금연학교가 웬 말이냐?

친구랑 싸워 치료비 물어 주는 

상황은 또 무엇이고,

거기에 그렇게 하지 말라는 **는 또 왜 하고...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아니지, 공부는 못해도 되는데

하지 말란 것들은 왜 계속했니??

(여전히 궁금하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더라.

다만 담임선생님과 학생 주임 선생님께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과

상한 마음 때문에 너와 네 아빠에게

큰 소리로 울고, 

소리 지르고, 

그것으로도 안 될 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 밖에.





너도 알다시피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그리고 이런 상황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어서

미성숙한 행동만 되풀이했고.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무엇이 그토록 너를 분노하게 했을까?

네가 부모(너)에게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네가 부모(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무엇이었을까?

네가 부모(너)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정말 묻고 싶다.





제대 후 이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너는 너대로 그리고 나는 나대로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기필코 방법을 찾고 말 거야' 라 다짐하면서.





그래서 네가 군에 있는 동안 

엄마도 온전히 너를 이해하기 위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너의 양육과 교육과정에서 

놓친 것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하기 시작했단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 덕분에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하다시피 했고.

닥치는  대로 자기 계발, 심리학, 뇌과학, 

자녀 양육과 교육에 관한 책과 영상을 

읽고 들었어.





또 연민과 긍휼을 강조하는 비폭력 대화,

처벌이 목적이 아닌 당사자의 피해를 

자발적으로 치유하는 회복적 정의,

나와 세상을 이해하는 성격 유형

에니어그램에 참여하기도 했고.





그리고 거기에

7살 때부터 지금까지 

네 사촌 동생 *호를  

하나에서 열까지 챙기고 지도하면서

엄마가 그동안 네게 놓쳤던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이더라고.

(그 순간순간 어찌나 네게 미안하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나던지...)





그게 뭔 줄 아니??

그건 바로 내가 그동안

네 안에 '무엇이 있느냐' 보다 

'무엇을 넣어 줄 것인가'에 집중했다는 거였어.

이미 너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에너지와 동기를 

충분히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었는데

그걸 몰랐더라고.

부모가 자식을 가장 모른다더니...

신뢰하지 못했나 봐. 

너를. 


아니 


나를.






아들아,

이젠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들어보자.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싫은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하고 좋은지

그 누구도 아닌 네 마음이 하는 말을.




그리고 

성공의 기준과 

나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을 

외부에서 찾지 말고 

네 마음속의 점들을 하나씩 연결하여

별이 되게 하면 어떨까?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거야.

때론 '나만 늦은 건 아닐까?'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다른 친구들은 지름길로 가는 것 같은데

나는 헛 발질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두려움이 끊임없이 속삭여 

이랬다 저랬다 할 거고.

그러다 슬럼프도 찾아오겠지. 

그러면 '애라 모르겠다' 하며 

포기할 수도 있을 거고.

그러면 또 어떠냐,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인데

그런 과정을 통해 너를 발견하면 되지.

안 그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한 말

"모든 사람은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를 기억하거라.

아무리 높은 최고 기업의 총수, 

최고 대학의 총장, 

심지어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 

옳은 선택이라는 것도 없고.

그러니 우리 못났다고, 

가난하다고 외로워하지 말자.

모든 인간은 다 못났고 

완벽하게 불완전하니까.




아들아!

이젠 제대도 했으니

다시 공부를 하든,

더 놀든, 

아니면 어떤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널 맞추지 말거라.

시선을 너에게로 돌려

네 안에 무엇이 있는지 

자세히 오래 들여다보면서

너 자신의 주인이 되려 집중하고.

그들은 그들이고 너는 너니까!





엄마도 

늦었지만  그동안

(네가) 듣고 싶었던 말,

온전한 지지, 

따뜻한 사랑을 아낌없이 줄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작가의 이전글 그 남자 이야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