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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키 <流白浪燦星>(루팡 삼세) 공연 관람전기(前記)

by 한량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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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가부키 공연 첫 관람 합니다.


<流白浪燦星>가 무슨 뜻인가 했더니 음차 한 제목이네요. 우리가 잘 아는 도둑 루팡 얘기입니다. 전통 가부키 아닌 창작 작품이네요. 전통 가부키는 10월에 공연하는 작품을 예매했으니 가볍게 현대적 작품으로 입문하는 것이 괜찮을 듯합니다. 대사를 이해할 수 없을 테니 미리 공부 좀 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간략한 영어 설명이 있다고는 합니다.


이 작품은 인기 만화가 몽키 펀치의 『루팡 3세』를 원작으로 한 가부키 작품입니다. 초연은 2023년 12월 도쿄 신바시 엔부조에서 있었는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流」는 ‘떠돌이’를 뜻하고, 「白浪」(しらなみ)는 속칭 ‘도적’을 의미하여, ‘루팡’을 가리키는 세련된 당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서 당음이 또 뭔지 몰라 찾아봤습니다. 당음(唐音)은 일본으로 토온(とうおん) 혹은 토인(とういん)이라고 하는데, 일본 한자음의 훈독(訓讀) 즉 온요미(音読み) 방식에서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중기 이후 에도 시대(江戸時代) 말기까지 중국에서 들어온 자음에 기반한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번 저의 관람 자리는 1층이긴 한데, 거의 뒤쪽입니다. 가부키에서는 가장 보기 좋은 자리, 즉 ‘명당자리’를 가리켜 「とちり」(토치리) 자리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자리는 “앞에서 7열에서 10열 정도의 좌석”인데요. 더 구체적으로는 그 열의 중앙 부근을 가리킵니다. 왜 이곳이 ‘명당자리’냐면, 배우의 얼굴이 잘 보일 만큼 무대와 가깝지만, 동시에 무대 전체를 조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챗지피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歌舞伎 『流白浪燦星るぱんさんせい/루팡 삼세)의 시대 배경은 안토모모야마 시대(安土桃山時代)입니다. 루팡 삼세(流白浪燦星)와 그의 동료 次元大介(지겐 다이스케)는 국보급 보물인 “卑弥呼의 금인(金印, 비미코의 금인)”을 노립니다. 금인의 봉인을 해제하려면 雄龍丸(수룡마루)과 雌龍丸(자룡마루)라는 두 개의 보검이 필요하며, 이 보검과 금인이 모두 모이면 “세상을 다스리는 힘”을 지닐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雌龍丸은 큰 도적으로 명성이 높은 石川五右衛門(이시카와 고에몬, 또는 五ェ門)의 손에 있습니다. 五右衛門 또한 금인을 노리고 있어 루팡 일행과 五右衛門 사이의 갈등이 본격화됩니다. 峰不二子(미네 후지코) 또한 무언가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요. 루팡과 五右衛門 사이의 대립에 개입합니다. 또 하나의 인물로는 真柴久吉, 금인을 찾고 있는 세력의 하나로 등장하며, 루팡의 라이벌인 銭形刑部(젠가타 경부)도 루팡 일행을 뒤쫓습니다. 보물을 둘러싼 여러 인물의 갈등과 추격, 기교와 계략 등이 얽히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제작사에서 작품 소개하면서 부기한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松竹(쇼치쿠) 주식회사는 인권과 다양성, 사회적 이념을 언제나 중시하고 존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부키에 있어서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원작의 의도 등에 비추어, 일부러 당시의 표현이나 연출을 그대로 상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부디 양해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인권 감수성과 작품을 통한 재현에서 고민이 느껴집니다. 어느 정도로 수위를 조절했는지도 인권에 관심 있는 저로서는 관람 포인트입니다. 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 그냥 지나갈 수도 있겠네요. 후편은 관람 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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