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감도

by 지구 사는 까만별




하늘을 가르던 까치가

조상에게 세배를 한다.


쫑쫑 복닥거리며 정갈한

주홍빛 발뒤꿈치를 들여다본다


까치는 찬 바람 잔뜩 묻은

아버지의 새까만 도포 자락에도 따라와

성묘를 한다


어르신께 술을 꺾어 따르고선

동서남북 흩어사는 아버지 형제는

둥근 상처럼 동서남북으로 둘러앉아

어르신과 잔을 기울인다


형제들은 그날만큼은 소주 대신 청주 위에서

각자 사는 이야기를 하고

까치도 옆에서 홍시를 파먹는다

형제들의 얼굴이 홍시처럼 익었다.


형제들이 내려가고

까치는 쫑쫑거리며 고개를 숙이곤

옆 마을로 날아간다


이번 겨울은 어르신에게

홍시 얻어먹은

까치는 겨울에도 윤기 나는 남색털로

짧은 낮동안 오래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