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를 태워준 연합군이
고향으로 돌아간 지 오래
소년은 탱크에 가려진
아버지의 그림자를 걷는다
생전 우스꽝스럽게
가벼운 웃음을 주던
소년의 아버지는
무기에 짓눌린
가족 앞에서도
가벼운 웃음을 던지던
우습지 않은 사람이었다
비정한 현실 속에
웃음의 끈을 놓지 않던
아버지의 마지막 주문
주문의 이름은
두려워하지 말고,
고향의 햇빛처럼 웃어라.
소년은 이탈리아의 햇살이 만든
아버지의 그림자 속에서
주문을 외며 그저 웃어본다
햇빛이 아버지처럼
가볍게 소년을 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