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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fodq Oct 18. 2024

어 자기야 왔어?

안녕? 나는 미친놈이라고 해

 "야 새끼야 일어나" 누군가 말을 건다.

굉장히 낯선 목소리가 나를 깨운다.

내 몸은 아직 많이 피곤하다. 

몸을 비틀며 기지개를 피고 말을 내뱉는다.

 "어 자기야 왔어?"

그의 입에 약간의 미소가 생겼다.

 "핫 미친놈 너 내가 누군진 알아?"

 "나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나를 납치한 나의..."

눈을 슬쩍 떠 쳐다보니 키가 꽤나 크고 잘생긴 남자다.

검은색 청바지에 검은색 상의.

안경 속의 눈에는 묘하게 생기가 없다.

아름다운 눈이다. 마치 잘 만든 조각상의 눈 같다.

그니까 인간의 눈이 아닌 듯하다.

그의 모습에 홀려 겨우 말을 잇는다.

 "... 남자친구 아니신가?" 말을 하는 도중에도 그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나 남자 안 좋아해" 뇌에 꽂히는 목소리다.

노래를 부르는 건 아니지만 음색이 좋다고 해야 하나.

 "그럼 다행이고 그러면 넌 뭐냐?" 

 "나? 내가 누구냐고? 음 글쎄"

몇 초간 그가 진지하게 고민하다 말한다.

 "몰라"

 "미친놈" 웃음이 섞여 나온다.

 "어 그게 나야" 그가 대답한다.

 "에휴 장난 그만치고 넌 뭔데" 

 "네가 말했잖아 미친놈이라고"

 "와 미친놈"

 "왜 불러?"

 "하"

어이가 없어 자연스레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래도 이제 적막하지는 않다.

이 흰 공간엔 올블랙의 패션을 장착한 미친놈과 내가 단둘이 있다.


 "여긴 뭐냐?" 사실 대답을 기대한 질문은 아니다.

 "내 입장에선 이 공간은 집이고 너의 입장에선 구름이지"

 "뭐냐?"

 "뭐가"

 "어떻게 알았어 넌 뭐야?"

 "미친놈"

 "그거 말고"

 "글쎄 비슷한 존재이지 않을까?"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신도 아니고 신 비슷한 존재냐?"

 "네가 생각한 신은 뭐야?"

 "전지전능한 존재."

 "내가 그 정돈 아니어서"


 ".. 재밌네" 

웃음이 자꾸 새어 나온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가도 모든 생각이 무너지고 웃음이 나와버린다.

마침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미친 사람처럼 웃음만 나온다.


 "허"

그도 작게 헛웃음을 내뱉는다.


한참 동안 웃어서 그런가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이 모든 게 꿈인 것만 같다.

너무 잠에 취해 있어서 이 모든 게 환상 같다.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이상하다.

갑자기 변한 환경이 나를 피로하게 한다


 "야 나 피곤해서 좀 잔다."


 "그래 자라"


 "야 자기 전에 하나만, 이름은 뭐냐?"


웅얼거리듯 말했지만 그는 분명 대답을 했다.

하지만 내 귀가 듣지 못했다.

성이 황이었던가. 그 정도만 들을 수 있었다.

다시 질문하려 했지만 이미 몸은 잠에 취했다.

그저 마음속으로 조금 기대할 뿐이다.

이 꿈속에서 절대 깨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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