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고 넌 나야 클로드야 우리 우정 영원히
[경고] 이 글은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현재도 이 작업은 이 글을 쓴 작가가 무지렁이같은 자신의 능력치를 개탄하는 가운데 진행중입니다. 고로 이 글은 저보다 낫지만 자괴감에 빠진 마케터나 코알못이 있다면 님이 나보다 낫다는 용기와 희망을 드리기 위해 작성된 글입니다. 개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 볼 경우, 깝깝함(+답답함 200%)과 안타까움을 한없이 느낄 수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제 업무 중 가장 시간을 잡아먹는 일을 꼽으라면 단연코 블로그 아티클 작성입니다. 우리 회사 서비스는 대출과 투자 단 두 가지고, 어느 정도 글의 구조가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SEO도 잡아야 하고, 요즘은 GEO, AEO까지 챙기면서 써야 하는 3중고나라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밝히자면 저는 브랜드 마케터이지 콘텐츠 마케터가 아닙니다. SEO나 콘텐츠만 다루시는 분들에 비해 넓고 얕게 알고 있어 전문성이 좀 떨어진단 소리죠. 그러니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노출이 잘 되는지, 구성은 괜찮은지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전체 작업 시간이 꽤 소요됩니다. AI 선생님들께 큰 도움을 받고 있긴 하지만, 매번 비슷한 구조로 쓰고, 브랜드 톤 체크하고, 금융 규제 표현 검토하고. 이 반복 작업이 꽤 오래 걸립니다.
그러던 중 이런 걸 해결해주는 게 'AI 에이전트'라고 들었습니다. (제 맘대로 해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블로그 작성처럼 시간과 정신력을 갉아먹는 작업을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해보려 했던 기록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코드의 코도 모르는 코알못이며, 이 작업 전까지만 해도 AI 에이전트를 자판기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개발자분이 계시다면, 비개발자들이 생각보다 코드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하다는 것을 꼭...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꽤 많아서(그런데 또 잊고 이 짓을 또 반복할까봐 두려워서) 정리해두려 합니다.
브랜드 블로그용 자동 콘텐츠 생성 파이프라인입니다. 주제 하나를 던지면 AI가 알아서 글을 완성해주는 시스템이죠.
단순히 "글 써줘"가 아닙니다. 여러 역할을 가진 AI 에이전트들이 순서대로 작업을 넘기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를 만들기 위해 참고한 영상은 일잘러 장피엠님의 "코딩 1도 모르는 직장인을 위한 Claude Code 시작 가이드"입니다.
파이프라인 흐름은 이렇습니다. 주제를 입력하면 Trend Scout가 키워드를 발굴하고, Content Planner가 목차를 설계합니다. Drafter가 초안을 작성하면 Fact Checker가 내부 확인이 필요한 항목을 추출하고, Critic이 품질을 평가합니다. 통과하면 Editor가 최종 HTML로 변환하고, 미흡하면 Revisor가 수정한 뒤 다시 검토를 받습니다. 최대 2회 반복합니다.
여기까지 만드는 데도 사실 꽤 걸렸습니다. 뭔 파이프라인? 싶었거든요.
블로그 아티클 하나가 나오는 데 기획-작성-퇴고-업로드를 모두 혼자 해왔기 때문에, 내 업무가 파이프라인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못 했던 겁니다. 그런데 관점을 조금 넓혀보면 잡지사 편집부가 일하는 구조와 같습니다.
한 명에게 "기획부터 취재, 작성, 팩트체크, 교열까지 다 해"라고 하면 결과물은 나오는데 각 단계가 엉성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기획팀 → 기자 → 팩트체커 → 에디터로 나누면 각자 자기 역할에만 집중하니까 전체 품질이 올라갑니다.
AI가 만능일 것 같지만, 얘도 모든 것을 다 하기보다 업무 분장을 해주면 일을 더 잘 합니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역할이 섞이면 품질이 떨어집니다. "글 써줘"라고 하면 AI는 키워드 선정, 구조 설계, 문장 작성, 사실 확인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합니다. 사람이든 AI든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신경 쓰면 각각의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예컨대 제가 만든 파이프라인은 총 8개의 에이전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Trend Scout는 키워드만 파고듭니다. "이 주제로 요즘 뭐가 검색되나, 어떤 각도가 새로운가"만 생각하니까 그 역할만큼은 훨씬 깊이 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둘째, 오류 전파를 막을 수 있습니다. Fact Checker(초안을 보고 내부 확인이 필요한 지표에 대해 저에게 물어보는 에이전트) 가 별도로 있으면 Drafter(초안 작성가)는 일단 막 써도 됩니다. 한 에이전트가 다 하면 초안 쓰면서 팩트체크도 하려다가 둘 다 어중간해집니다.
셋째,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찾기 쉽습니다. 역할이 나뉘어 있으면 "Critic이 PASS를 줬는데 왜 이상하지? → Critic 프롬프트 수정"처럼 딱 집어서 고칠 수 있습니다.
처음엔 "Claude한테 그냥 다 부탁하면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대화창에서 매번 작업하면 컨텍스트가 사라집니다. 얘를 데리고 글을 몇 번 써보거나 쿼리를 만들어보면 AI의 기억력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SQL 쿼리 짤 때마다 매번 테이블 구조를 첨부해줘야 하는 그 느낌... 아, 그것도 가능하다면 에이전트화해야겠구먼요... 여튼, 블로그 글 쓸 때마다 스타일 가이드, 브랜드 톤, 금융 규제 주의사항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한다면 그건 자동화가 아닙니다.
에이전트 기반 파이프라인을 만들면 이 문제가 해결됩니다. 모든 규칙과 컨텍스트는 각 에이전트의 프롬프트 파일에 영구적으로 저장되고, 실행할 때마다 자동으로 불러옵니다.
아티클 작성 에이전트 프롬프트는 총 8개입니다. Trend Scout, Content Planner, Drafter, Fact Checker, Critic, Revisor, Editor, Orchestrator. 각각 역할에 맞는 지시사항을 마크다운 파일로 작성했습니다. 이 역할 설계와 가이드라인 작성도 물론 Claude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Critic 에이전트는 이런 기준으로 글을 평가합니다. 제목이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지, 에잇퍼센트 브랜드 포지셔닝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지, 금융 규제 위반 표현은 없는지, 목차와 실제 내용이 일치하는지. 모두 통과하면 PASS, 하나라도 걸리면 REVISE와 함께 피드백을 출력합니다.
스타일 가이드는 3개 만들었습니다. 투자 콘텐츠 가이드는 수익 실현 욕구라는 독자 심리에 맞춘 글쓰기 원칙을 담았고, 대출 콘텐츠 가이드는 불안에서 안도로 이어지는 흐름에 맞는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HTML/CSS 가이드는 Editor 에이전트가 최종 변환할 때 참조하는 마크업 명세입니다.
이 모든 것을 순서대로 실행하는 Python 스크립트도 작성했습니다. 터미널에서 주제 키워드 하나를 입력하면 파이프라인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설계와 코드는 다 만들었는데, 실행 환경에서 막혔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실행 환경에 대한 이해가 없는 채로 시작해서 막힌 것입니다.
일단 장피엠님이 시키는 대로 Visual Studio Code를 설치해서 Claude Code를 연동해 실행하려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시길래요... 그냥 따라하는 거죠... 뭔 생각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VS Code가 뭐 하는 툴인지 이해가 0이었습니다. 지금에서야 공부 차원에서 정리한 내용을 쓰자면 이렇습니다.
claude.ai 대화창에서 매번 작업하면 컨텍스트가 사라집니다. 대화가 끝나면 그냥 사라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음에 또 글 쓰려면 스타일 가이드, 브랜드 톤, 금융 규제 주의사항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자동화가 아니죠.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Claude Code입니다. 터미널에서 실행하는 Claude인데, 파일을 읽고 쓰고 코드도 직접 실행합니다. 모든 규칙과 컨텍스트를 프롬프트 파일에 영구적으로 저장해두고, 실행할 때마다 자동으로 불러오는 구조입니다. VS Code는 그 작업을 하는 공간이고요. 코드 작성, 실행, 오류 확인, 파일 관리가 한 곳에 다 있고, Claude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VS Code 안에서 바로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무료입니다.
여기까지는 이해했는데, 막판에 Anthropic API 키가 필요하다고 떴습니다. 여기서부터 동공지진이 시작됩니다.
Claude Code가 별도의 허가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똑똑하니까 그냥 알아서 챙기고 돌아다닐 줄 알았지... 그 정도로 제가 개발 차원의 지식이 없다는 거 아시겠죠.) 터미널에서 파이프라인을 실행하면, 내 코드가 Claude한테 요청을 보내는 상황이 됩니다. 그때 Claude 입장에서는 허가된 요청인지 확인해야 하고, 그 확인 수단이 API 키입니다.
내가 구독하는 claude.ai는 내가 직접 쓰는 권한, API 키는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Claude를 쓰는 권한입니다. 그러니까 Claude Code가 쓰게 하려면 제가 또 돈을 내야 한다는 소리처럼 이해가 되었습니다. 에이전트 8개가 돌아도 글 한 편에 100~200원 수준이라 비용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소득세(Claude 구독료)랑 지방소득세(Anthropic API 비용) 따로 내는 느낌이라 좀 언짢습니다.
그럼 돈 안 쓰는 방법은 없나 싶어(거지 아니에요. 걍 빈정 상해서요. 그래도 도와주실 분 계시다면 카카오 송금 부탁드립니다. 마다하지 않겠어요.) 터미널에서 Claude Code를 직접 쓰려 했는데, 설치까지는 OK, 로그인에서 OAuth error 500이 떴습니다. 한국 IP에서 인증이 안 되는 문제였습니다. 다들 잘 쓰시던데 나만 억까당하는 건지... VPN으로 우회하면 된다고 하는데, V...VPN... 회사에서 써도 되나? 보안 문제는? 심장이 떨렸습니다. 결국 패스^^.
claude.ai 상단 [코드] 탭은 어떠냐고 빌었더니, GitHub 저장소 연동해서 코드를 수정하는 용도라 블로그 파이프라인 실행에는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GitHub... 써 본 적 없어서 또 에이전트 개발과 거리감 느껴집니다.
에이전트 프롬프트 8개, 스타일 가이드 3개, 실행 스크립트까지 모두 완성됐습니다. 실행 환경만 해결하면 됩니다. 라고 정리할 순 있겠으나, 아 머리 아파...
API 키 발급을 좀 더 고민해보고, 결정되면 VS Code에서 구현해볼 생각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결국 하나입니다. 주제 하나 던지면 금융 규제도 지키고, 브랜드 톤도 맞추고, HTML까지 완성된 블로그 글이 나오는 것. 아직 멀었지만 구조는 다 잡혔다고 Claude가 격려해줍니다. 고맙다 짜식.
이 글에 낯선 단어가 많이 나왔을 것 같아서 정리해둡니다.(아 혹시 저만 모르나용...ㅎ) 저도 이번에 처음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터미널(= CLI)은 컴퓨터에 명령을 문자로 직접 입력하는 창입니다. 마우스로 클릭하는 대신 까만 화면에 글자를 타이핑해서 컴퓨터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저만 안 친한가요.
VS Code(Visual Studio Code)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코드 편집기입니다. 개발자용 주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료입니다.
마크다운(md)은 간단한 기호로 서식을 표현하는 글쓰기 방식입니다. # 붙이면 제목, ** 붙이면 굵게. 개발자들이 문서 작성에 많이 씁니다.
API는 두 프로그램이 서로 대화하는 통로입니다. API 키는 그 통로를 열기 위한 비밀번호 같은 것입니다.
Python(.py)은 AI 관련 작업에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파일 이름 뒤에 .py가 붙으면 Python으로 작성된 코드 파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