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도 잡고 금리도 내리는 법

by 손주부

삶의 절반 정도를 살고 나서 느낀 점은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잘생긴 남자랑 사귀면, 얼굴 볼 때마다 기분은 좋지만, 주변에 여사친이 많기 때문에 신경 쓰이는 일이 많이 생긴다. 못생긴 남자는 얼굴 볼 때마다 깜짝(?) 놀라지만, 주변에 여사친이 없고 나만 바라봐준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 좋은 건 없다. 결혼을 하면 외롭지 않지만, 자유를 뺏기고, 솔로로 지내면, 자유는 있지만, 외로울 때가 있다. (물론 결혼해도 외로울 때가 있다.)


현재 미국 정부와 연준의 상황을 보면, 위의 상황과 비슷하다. 파월의 연준은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서 물가를 잡고 싶어 하는데, 트럼프 정부는 금리를 낮추어서 정부 부채 부담을 줄이고 싶어 한다. 한쪽은 고금리 유지를 원하고 한쪽은 낮은 금리를 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하나 있다. 앞으로 새로 임명될 연준의장 케빈 워시가 사용하게 될 논리다. 그 논리는 바로 "생산성 향상을 통한 물가 인하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1905년 당시 포드 자동차 가격은 850달러였고, 집 한 채 가격은 2000달러 정도 했다. 거의 집값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자동차가 비쌌다. 하지만,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를 활용한 생산을 시작하면서(생산성 향상), 자동차 가격이 20년 동안 수직 하락했다. 850달러였던 자동차 가격이 20년 뒤에는 260달러까지 떨어졌다. 20년 동안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7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물건 하나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한계비용)이 저렴해진다. 비용이 저렴해지면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일론 머스크는 조만간 육체노동은 휴머노이드로 대체되고, 지식노동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므로, 제품의 가격이 점점 더 저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의 가격이 저렴해지면, 사람들이 큰돈 없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어진다.


기술의 발전으로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지게 되므로, 연준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걱정 없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금리 인하로 인해, 이자 상환 부담이 낮아진다. 연준과 미국 정부가 바라는 완벽한 시나리오다.


생산성을 빠르게 올리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섹터로 인적 자원과 투자금이 흘러들어 가게 유도하면 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 인플레이션 방지법, OBBBA 법안 등을 통해 시장의 자본이 생산성 향상 섹터로 흘러들어 가게 유도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특정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밀어붙이는 구조적 전환기에 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해당 섹터에 투자하지 않고 방관한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 일생일대의 기회를 눈앞에서 흘려보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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