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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뽈래빗 Jul 27. 2021

P2P대출 측면에서 바라본 혁신의 지속성

규제와 혁신성의 관계

제도권으로 들어온 P2P대출

우리나라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을 작년에 시행('20.8.27)하여 기존P2P업체에 대하여 1년간(~'21.8.26) 등록유예기간을 부여하였다. 그런데 등록유예기간을 한달밖에 안 남겨둔 이 시점에서 작년 241개 업체 중 7월26일 기준 오직 7곳만이 등록을 완료하였다. 그러면 나머지 업체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등록을 완료할 수 있을지, 아니면 등록을 포기하고 원리금 상환업무만 끝내고 업을 접을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원리금 상환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 같다.


은행제휴는 뭐길래

이제 제도권으로 들어왔으니, P2P금융 분야에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도 될까? 그런데 은행들이 P2P 시장이 작고, 계좌관리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P2P업체와의 제휴를 끝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거래소와 계약을 꺼리는 은행의 모습과 동일하다. P2P업체의 계좌 하나를 통해 은행에 자금을 예치할뿐, P2P투자자 개개인의 계좌를 은행이 관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와 다를바 없는 벌집계좌의 이슈가 있다나. 결국 제도권으로 들어왔지만, 예치기관(은행) 제휴는 또 다른 문제다.



중국, P2P대출의 몰락

물론 중국처럼 P2P시장이 급격히 성장할때 제때 규제하지 못하면, 아예 그 시장이 몰락할 수도 있다. 우리보다 빨리 P2P대출이 성행했던 중국 역시 2012년에는 정부가 혁신서비스라며 장려했던 시장이다. 그러나 시장이 급성장하는데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2015년 업체들의 폰지사기, 채무 불이행 등의 문제가 터졌고 한때 6,000개에 달했던 P2P업체는 이제 10여개 남은 상황이다. 그도 그럴것이 2019년 P2P대출회사는 온라인 소액대출회사로 전환할 것을 명령하면서 허가를 받기위해 최소 등록자본으로 10억위안(1,770억)을 갖추라고 했다. 일반 은행의 자본요건과 같은 수준인데, 이는 사실상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시장 자정효과를 기대하며 규제를 내놓은 우리나라는 그나마 앞으로 시장을 기대해도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은행이 된 P2P업체

미국은 어떨까? P2P업체로 시작한 몇몇 핀테크는 이제 은행이 되어버렸다. (역시, 사이즈가 다르다;;)

Lending Club은 P2P대출로 시작하였지만 올해 2월 디지털 은행 Radius Bank를 인수를 마무리했다. (물론 렌딩클럽도 2016년 부실대출 스캔들이 있었고, 현재도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어쨌든, 기존의 P2P대출을 유지하면서 예금 모델을 결합하여 'marketplace bank'가 되겠다고 하는 렌딩클럽이 이제 어떻게 디지털 뱅크의 면모를 보여줄지 기대반 우려반이다. 과거에는 P2P대출로 100% 투자자에 의지했다면, 이제 75~85%만을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나며지 15~25%는 예금을 바탕으로 투자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하니, 은행이 된 렌딩클럽의 재무구조가 더 나아질지 지켜볼 일이다.


영국의 대표적 P2P업체 Zopa도 2005년 P2P대출로 시작해서 2018년 영국에서 제한이 있는 은행 라이센스를 획득한뒤, 정식으로 2020년 6월 은행이 되었다. 7분만에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신용카드 발급도 하면서 정식 은행이 된지 1년만에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만큼 사용하기 쉬운 은행서비스를 제공하겠다 결연한 의지로 2022년 4분기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데, Zopa는 이제 디지털 은행으로 변모한 모습이다.  


물론 모두가 다 은행이 된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P2P업체는 대부분 파트너뱅크와의 제휴를 통해 은행이 단순히 자금보관만 하는 것이 아닌, 대출자의 실체를 파악하고, 관리/감독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업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혁신의 지속성

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할 때면 혁신처럼 여겨져 붐업이 되다가, 법이 제정되고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그 혁신의 불씨가 꺼지는걸까? 제도권에서는 처음부터 혁신이란게 성립되기 힘든걸까?일단 불은 지폈지만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그 속도는 저절로 조정되는 것은, 규제의 힘일까.


처음 P2P대출이 각광받았던 온라인 대출의 효율성, 신용평가기술의 혁신, 위험분산의 자금조달 통로 등의 이유가 시간이 흘러 금융회사들도 디지털화를 통해 갖추게 된다면, 그들은 P2P대출이라는 한정된 분야만으로는 버티는 것이 힘들지도 모른다. 최근 국내 P2P업체가 대환대출플랫폼에 진출하겠다고 하는 이유도 사업영역의 확장이 필요해서가 아닐까싶다.


혁신서비스가 각국의 규제에 따라서 몰락하기도, 흥행하기도, 아니면 또 다른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에 맞게 변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보면, 혁신과 규제의 깊은 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의 규모, 규제의 타이밍, 소비자 보호 등 모든 것이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이상적인 모습이 무엇인지, 향후 또 어떻게 될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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