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뽈뽈래빗 Jul 30. 2021

스트리밍 급여의 시대

월급날이 당연한 줄 알았던 시대를 지나

월급 좀 땡겨갈게요

급여는 직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나라는 대개 월급으로 한달 일한 보상을 받는다. 그렇기에 신용카드 결제일을 보통 월급일 익일로 설정하고 돈이 부족하면 신용카드로 일단 버티고, 월급날이 되면 월급은 통장을 pass through하여 카드사로 빠져나가도록 한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핀테크 또는 네오뱅크에서는 사람들이 급여를 받는 최적의 방법을 찾고 있다. 월급날을 기다리지 않고 단 며칠이라도 내가 일했던 보상에 대해 접근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을 "On-demand pay" 또는 "Get paid early"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말로 하면 주문형 급여 또는 급여 선지급이라는 용어가 될 것 같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많이 들어봤는데, 온디맨드 페이라. (가불이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느낌이 좀 다르네.)


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소개한 Chime, 이 네오뱅크는 최대2일 빨리 급여를 빨리 받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틀 빨리 받아서 뭐 한다고.) 어쨌든 이제 네오뱅크 뿐만 아니라 은행들도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Ernst&Young(EY)은 고용주 급여에 약 1조 달러가 잠겨있다고 추정했다. 급여는 아무래도 후불 개념이므로 주문형 급여 시스템을 구축하여 급여가 좀 더 빨리 직원들에게 흘러들어가면 재정적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다는걸까. 이직율도 낮춰주고, 직원들의 재정적 여유도 생긴다며 온디멘드 페이가 부상하고 있다. 어쨌든 코로나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 더욱 재정적 불안에 시달리고, 그로 인해 긱경제가 성장하면서 긱노동자도 많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그러한 새로운 노동시장에 맞는 지불시스템, 온디맨드 페이가 각광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온디맨드 페이 시스템

물론 온디맨드 페이는 소득이 낮은 사람이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효용성이  서비스다. 신용대출이 안되는 노동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선호할 것이다. 어쩌면 내가 일한 대가를 바로바로 받는다는 것은 급여주기에 맞춰서 받는 것보다 당연히 더 나은 옵션일지 모른다. 신용카드나 마이너스통장보다 저렴한 수수료라면 이 시스템을 활용안할 이유가 없지않을까.


어쨌든 직원은 온디맨드 페이를 모바일로 간편하게 신청하면, 고용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가 직접 은행계좌로 급여를 지급해주는 시스템이다. 이후 월급날 고용주가 지급해야하는 페이랑 맞춰서 남은 금액만큼 지불하면 된다.


우리나라도 시작단계

어쨌든 우리나라도 엠마우스라는 곳에서 이러한 온디맨드 페이를 '급여 선지급서비스'라는 명칭으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페이워치'라는 가불앱을 만들었다. 타겟은 1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 일한만큼 바로 바로 급여를 선지급해주는 서비스다. (그래서 사회적 금융 플랫폼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는지 모른다. ESG가 유행이니까;)약간의 수수료가 붙으나, 이는 대출/카드 금리보다는 저렴하고, 모바일로 신청해서 선지급받기 때문에 눈치 볼 필요도 없다.



급여 주기의 관행, 조기 접근에 따른 대가

그런데 급여주기는 사실 고용주의 편의성 및 현금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설정된 것이다. 고용주는 직원의 근무일수에 맞춰 급여를 일괄처리하는 레거시에 의존하고, 고정된 일자에 후불로 지급할 뿐이다. 따라서 고용주의 편의성을 위한 관행이 핀테크의 등장으로 직원의 편의성 관점으로 서비스를 변형시켰을 뿐인데, 수수료는 왜 직원이 지불해야하는 것일까? (물론 무료인데도 있지만, 수수료가 있거나 최대한도가 있거나 등의 여러 옵션이 있다.)


어쩌면 대출이나 신용카드 금리보다 싼 재정적 옵션일뿐, 사회적 금융은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일한 대가를 당연히 가져가는데 수수료를 내야하다니, 생각해보면 고용주는 월급이라는 급여주기의 관행을 계속 고수하고, 직원은 "편의성과 유연성"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일지도. 고용주와 직원 사이 서로의 불편함을 해소하며 등장한 서비스가 오늘날 혁신이라 부르는 서비스의 공통점이려나.


어쨌든 긱경제의 앞으로 성장을 고려할 때 긱노동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이러한 시스템 도입이 활성화될지 모른다. 온디맨드 페이시스템이 표준화가 되는 '스트리밍 급여' 시대를 기대해도 될까?


어떻게 하면 고객이 편리하게 결제하고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을지 연구하는 기업의 노력에 부응하며 우리는 돈을 예전보다 더 빠르게 소비하는 바람에, 더 빠르게 월급을 준다는 서비스에 더 열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빠르게 빠르게, 돈도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오히려 재테크는 더 힘들어지는게 아닌지, 자산관리만큼은 빠르게 할 수 없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이전 02화 뉴 노멀이 된 '소액 후불결제'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금융도 힙하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