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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꺼운안경 Aug 18. 2024

설레는 첫 만남

마음이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담배를 급하게 태우기 시작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내가 굽혀야 하는 입장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자 Gilles은 천천히 하라는 제스처를 했다. 하지만 나는 바로 움직이자는 행동을 하고 Gilles을 따라서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차가 있는 곳으로 가니 Gilles의 부인 Carthy가 있었다. Carthy는 금발의 숏컷이었고 네이비 색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가 반갑게 맞이해 줬다. 나는 조금 배우고 있던 불어로 내 이름을 말하고 반갑다고 했다. 말하는 것이 어색해 보였는지 그녀는 조금 웃으며 반갑다고 했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다. 옆에 있던 Gilles도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나의 배낭을 그들의 차에 싣고 차에 탔다. 위험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처음 보는 외국인과 차를 타고 깊숙한 시골로 들어가는 것인데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설레기도 하면서 불안하기도 하면서 제일 큰 것인 현재 나의 상황이 스스로 믿기지 않기도 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그들은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언제 왔냐 어디서 지내고 있었냐 오기 어렵지 않았냐 등등 당시에는 영어가 조금은 편해서 영어로 대화를 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어서 그랬을까 나는 조금은 흥분된 마음으로 대화를 즐겁게 했던 것 같다. 이곳의 대한 감상과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감탄 비슷한 것을 하며 그들에게 내가 이곳을 멋있어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다. 진심이라기 보단 그들을 기분 좋게 해주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곧 그들의 집에 도착했다. Auxerre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Pourrain이라는 마을이었다. 그들의 집은 거대했다. 성은 아니었지만 정말 넓은 마당이 있었고 나무들과 꽃들이 참 많았다. 집은 직사각형 형태의 정직한 구조물이었는데 성과 같은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이곳과 잘 어울리는 인상을 받았다. 집에 도착한 후 배낭을 신발장 한편에 잠시 두었다. 그들과 함께 집을 소개받았다. 총 2개의 층으로 되어있었는데 1층에는 부엌과 살롱 Carthy의 조그만 작업실이 있었다. 공간이 트여있고 창문이 많아 해가 잘 들어왔다. 그림이나 조형물의 작품 등이 많았다. 바닥은 돌로 만든 패턴이 있었고 아름다웠다. 2층에는 게스트들의 방들과 내가 지낼 방이 있었다. 2층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많았다. 그 외에도 아시아와 아프리카계의 작가들의 작품이 꽤 있었다. 그들은 특히 일본의 문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의 방을 소개받은 후 그곳에 나의 짐을 내려놓고 바로 1층으로 내려갔다. 마당을 소개받을 차례였다. 우선 이 집이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지를 꽤 길게 말해줬는데 100년 전 이곳은 황토를 빗던 공장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황토들로 이곳의 바닥과 벽은 다 그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다른 것들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의 이곳으로 왔고 아마 최근의 이 집을 산 것 같다. 그래도 10-20년은 된 것 같다. 마당으로 나가니 다시 봐도 정말 아름다웠다. 마당은 지금 준비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전시를 위해 곳곳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있었다. 마당의 뒤뜰과 각 공간이 어떻게 활용되어 있는지도 같이 말해주었다. 몇 개의 스탠딩 테이블이 놓여져 있는 곳이 있었는데 여름이 되면 친구들을 불러 노래를 들으며 술을 마신다고 했다. 마당의 대한 소개는 Gilles과 함께 했는데 Gilles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 나 또한 영어를 잘하지 못하기에 서로의 대화는 약간 답답했다. 하지만 Gilles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기에 오히려 나의 영어는 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약간의 자신감과 함께 


마당과 집의 구조를 소개받고 다시 공간에 들어왔다. 오늘은 고생했을 테니 방에서 편히 쉬라고 했다. 나는 방으로 곧장 올라가서 이제야 내 방을 둘러봤다. 흔히 말하는 하녀방의 느낌이지만 온통 나무로 되었고 길고 큰 창문이 있어서 답답하진 않았다. 방이 꽤 마음에 들었고 짐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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