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슬픔이 있는 것일까?
뭔가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이 생각에서 멈췄다.
생각보다는 감정이 나를 이 질문으로 이끌었다.
이 공간에 있는 '작가소개'에는
라고 쓰여있다.
그런데 정작 이 공간에서 내 마음을 쓰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 난 내 마음을 분명히 쓰고 있었고 좀 더 솔직하려고 노력하지만 온전한 내 마음을 이 공간에 내려놓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비밀이다..ㅎㅎ
그건 아니고~
오늘 갑자기 떠오르는 그 이유는 내 마음속에 해결되지 못한 감정들이 있을 때 그 감정들로 인해 내 에너지가 새어 나가고 있음을 느끼지만.. 그것을 인정하게 되면 뭔가 지는 것 같은 느낌(?) 이 들어서 안 그런 척하고 싶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가는 걸까?
그냥 '오늘은 에너지가 빠져서 힘이 든다' 아니면 '오늘은 조금 슬퍼져서 무기력해진다.'라든지
아니면 '오늘은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난다'라든지 표현하면 될 텐데...
온전히 표현하지 않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경우엔 대부분 내 얘기를 들어야 할 상대에 대한 배려도 작용하는 것 같다.
상대의 마음 상태를 알고 있기에 조금은 더 긍정적인 생각들을 나눠야 한다는 약간의 비합리적 생각들이(적어도 내게는 합리적 생각이지만..) 이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오늘만큼은 조금 더 솔직히 내 마음을 쓰고 싶다.
내 안에 있는 감정 중 제일 큰 것은 무엇일까?
미국에서 사는 딸 집에 방문해서 일주일정도 지났을 때 한국에서 같이 간 5살짜리 손주 '별'이 자신의 아빠(내겐 아들)에게 말했었다.
'할머니랑 같은 집에서 계속 살고 있는데 왜 할머니가 그립지?'
한 집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같이 살고 있는데 그런 질문을 한 이유를 나중에 듣고 나서 마음이 꼬물거렸다.
멀리멀리 떨어져 사는 딸과 외손녀가 안쓰러워서 JFK 공항 도착했을 때부터 시작해서
날마다 집 밖으로 이동할 때는 무조건 나와 남편은 딸과 외손녀가 탄 차를 탔고 별인 아들 차를 탔다.
결국 한국에 돌아오는 날까지 한 번도 같은 차를 타지 못했다. 9명의 식구가 같은 차를 타기가 어려웠으니까..
한국에 돌아와서 별에게 물었다.
'할머니랑 같은 차를 못 타서 할머니가 그리웠었구나~ 근데 왜 할머니는 별이랑 같은 차를 못 탔을까?'
내 질문이 끝나자마자 바로 별이 답했다.
'미국에서 사는 누나는 항상 할머니가 그리웠을 테니까 누나 차를 타야죠..'
5살밖에 안된 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이해를 잘하고 있는지 정말 신기했다.
많은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 보니까 슬픔의 또 다른 이름인 거니?
나름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날 구독해 주신 작가님이 내 글에 댓글로 알려주셨다.
깜짝 놀랐다.
어린 작가님(내가 엄청 할머니라서^^)이 이런 표현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맞아~ 아픔, 슬픔만으로 내 마음을 몰아가지 말자.
그리움은 사랑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잖아~
그 문장 하나가 내내 마음속을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