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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듣고 싶었던 말..

어쩌면 내가 하고 싶었던 말..

by 초록별쌤


미국에서 출국하는 날 그녀가 카드를 주었다.

카드를 열자 'Love You Mom'이라는 문구가 꽃과 함께 일어섰다. 입체 카드였다.

그리고 카드 안에 튤립 꽃 한 장이 그려진 작은 카드가 있었고

그 카드 속에는 익숙한 그녀의 글씨가 보였다.



엄마

엄마랑 함께 있는 것만으로 너무너무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들이었어요~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 뭔가가 꼬물꼬물 올라왔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

어쩌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는지 모른다.


9명의 가족이 함께 하느라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표현하긴 어려웠다.

그녀는 내게 줄 카드를 준비했고 마음을 전했다.

늘 그녀는 엄마보다 한 발 먼저 갔다.

그녀가 적어준 한 줄의 글이 복잡한 내 마음을 정리했다.


우린 서로 알고 있지만 표현하지 않을 때가 있다.

말로 꺼내게 되면 더 아파질 때도 있으니까..


'그래~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도 감사한 거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애썼어~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서 종종 거리며 식사를 준비하고 빵을 굽고

그날의 스캐쥴을 짜고, 예약하고.. 그리고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를 돌보며 아이의 욕구를 읽어내고..

남편의 필요를 채우고..

한국에서 온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것에 마음을 쏟고..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들을 해내는지.. 넌 정말 대단해 보였다.

그 많은 너의 수고를 어떻게 다 칭찬해 줄 수가 있을까?


고마웠어~딸~!

지금은 비록 떨어져 살고 있지만 또 금세 우린 함께 할 수 있을 거야~

우리 마음이 이렇게 함께인데

우리 사는 곳이 미국이면 어떻고 한국이면 어떻겠니?

각자 자신이 속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자.

우리 다시 만났을 때 '열심히 살다 왔노라'라고 씩씩하게 말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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