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의 노예들

2026.02.01. 일

by 감우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다. 달이 바뀌는 첫날이면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하루가 이어진다. 새 달의 북클럽 도서 공지를 해야 하고, 전 달의 베스트셀러 목록도 정리해야 하며, 장부를 포함한 각종 데이터 파일들을 마감해야 한다. 원래 일요일은 블로그를 쓰는 날이지만 블로그를 포기하고 대신 30분 독서 시간을 사수했다. 2월 북클럽 도서인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많은 편이었지만 이번 주 매출은 토요일의 승리.


장사를 하다 보면 어쩐지 성선설을 믿게 된다. 나는 성악설 추종자임에도 그렇다. 아니다, 선악의 구분보다는 인간이 상대성의 노예라고 보는 편이 더 맞을까? 내가 친절하게 대했을 때 나에게 불친절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상대가 나에게 불친절하다면 나의 태도를 먼저 돌아볼 일이다. 받은 대로 되갚아 주고자 하는 것은 일종의 본능인지라 좋은 마음을 받게 되면 좋은 마음으로 되갚아 주는 것 말고는 다른 수가 없다. 나는 누구보다도 눈눈이이 정신을 아로새기며 사는 인간인지라 더더욱 손님들께 친절하려 한다. 어쩌면 이게 바로 플로팅이 진상 없는 가게가 된 비결일 수도 있다. 우리 가게에는 정말이지 밝고 맑고 선한 손님들밖에 없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다정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친절한 태도를 견지하기로 하자. 그러면 반드시 세상도 나를 친절하게 대해 줄 것이다.(라고 믿고 싶다.)


오늘 공식적으로 다이어리 및 시즈널 제품들을 메인 평대에서 철수시켰다. 이제 연말이니 새해니 하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본격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때다. 아 물론 한국인은 구정까지 봐주기 국룰이죠.


오랜만에 오늘 하기로 마음먹은 모든 일들을 끝냈고, 매출도 나쁘지 않으니 2월도 좋은 기운이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또 새로운 시작이다.

KakaoTalk_20260201_194116350.jpg 30분은 감질맛 나서 덮기 어려웠던 <식물들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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