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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의 레이스

by 임찰스

달린다

삶의 호루라기가 울렸을 때

늦게서야 첫발을 떼었다


달린다

뒤처졌다는 자책을 떨쳐내려

힘껏 땅을 차고 강하게 돌진했다


달린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하나씩 지워가며

그림자를 하나 둘 추월하기 시작했다


달린다

저 멀리 2등이 보이고 2등을 넘어서면

빛나는 1등의 왕관이 씌워지겠지


달린다

드디어 2등을 넘어섰다 그런데...

그 순간 머릿속에서 조그만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

2등을 넘어섰다고 1등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저 새로운 2등이 될 뿐


그제야 깨달았다

타인을 이기는 건 순위가 바뀌는 일이고

자신을 이기는 건 세상이 바뀌는 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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