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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멱 Sep 29. 2017

07 마카오 : 아시아의 문

세계일주 6일차 : 중국, 홍콩마카오 3일차

중국

홍콩마카오

3일차


부랴부랴 침사추이 페리 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마카오로 넘어왔다. 마카오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배가 많이 흔들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약간 울렁이는 느낌은 들었다. 마카오 공항이 있는 타이파 섬 쪽의 페리 터미널에서 내려서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갔다.

처음 마카오에 내려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다름 아닌 포르투갈어 표기. 영어 표기보다 더 앞서서 표기되고 심지어 영어 표기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중국어는 번자라 못 읽겠고 포르투갈어는 할 줄을 모르니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택시 기사에게 중국 보통화를 써도 못 알아들으니 손쓸 도리가 없었다. 1999년에 반환되어 아직 중국에 돌아온 지 채 20년이 안되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만 생각지도 못한 언어 장벽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택시를 타고 들어오면서 본 마카오의 시내는 조금 아담하고 소박했다. 워낙 대도시인 홍콩에 있다가 와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홍콩의 높은 빌딩 숲이 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포르투갈 식의 파스텔톤 건물들이 주는 아늑한 느낌은 첫인상이 좋았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좁은 길들 사이로 이리저리 섞여있는 신고전주의적 현대적 건물들은 마카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얼핏 보면 정말 유럽인가 싶다가도, 알파벳들 위로 휘갈겨 써져있는 한자들과 저 멀리 높게 보이는 Grand Lisboa 건물이 이곳이 마카오임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마카오는 홍콩에 비하면 규모가 굉장히 작은데 그 작은 땅덩어리 안에 포르투갈 문화유적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어서 걸어 다니며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행히도 우리 숙소는 세나도 광장과 가까워서 모든 지역을 걸어서 다닐 수 있었다. 이것저것 짐 풀고 하느라 시간이 늦어져서 오늘은 그냥 세나도 광장에 있는 '오 문 카페'에서 매카니즈 음식을 먹고 폰테 요새성 바울 성당 유적지를 갔다 오기로 했다

세나도 광장
성 도밍고 성당
오 문 카페

예전에 티브이에서 포르투갈은 바닥을 타일로 깔아서 모자이크처럼 문양으로 넣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마카오도 모자이크로 그려져있는 길들이 많았다. 게다가 신고전주의적 성당들과 노랗게 색칠해져있는 건물들은 정말로 이곳이 중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세나도 광장과 성 도밍고 성당을 지나 좀 걸으니 폰테 요새가 나왔다.

폰테 요새에서 바라본 미키오 스카이라인. 공기질이 좋지 않았다
폰테 요새

중국이나 일본의 요새와 비교해 굉장히 투박하고 정말 군사용도 외에 볼만한 건 없었다. 하지만 바로 앞에 있는 성 바울 성당 유적지는 꽤나 인상적이다. 중국에 몇 없는 바로크 양식의 교회라고 하는데 화재로 인해 모두 소실되고 현재는 앞 쪽 벽만 남아있는 상태. 다른 교회들이랑 다르게 조각들이 많이 있는데 성모 마리아와 예수회의 중요한 인물 4명이 조각되어있다. 안쪽에는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시멘트로 기둥을 만들어서 받쳐놓았는데 그 모습이 왠지 위태위태한 것이 좀 슬픈 기분을 줬다. 동시에 높은 계단 위에 마치 기념비처럼 서있는 교회의 파사드를 보고 있자면 위풍당당하다는 느낌도 든다.
<이어서>

성 바울 성당 유적지
마카오를 대표하는 관광지, 성당은 파사드만 간신히 남아있다
밤의 세나도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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