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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짐니 Aug 29. 2021

좋아 보이고 느낌이 좋은 브랜드 굿즈 9가지

오브젝트 바이 프로젝트 전시를 다녀와서


고객에게 선물할

굿즈 제작 좀 부탁드려요


동료 기획자와 마케터가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굿즈 제작을 요청해다. 지난 달부터 우리 브랜드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만든 콘텐츠를 고객이 알차게 활용하도록 돕기 위해 가볍게 시작한프로그램인데 예상 보다 성과가 보여서 정기적으로 운영해 보려고 하는 중이다.


참여자 간 소속감을 더해줄 뱃지와 콘텐츠를 즐기는 전자 기기에 붙일 스티커, 콘텐츠를 보고 난 후 감상을 기록할 노트를 제작했다. 원래 5가지로 다양하게 준비하려 했으나 정말 촉박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3개도 겨우 진행했다. 다음 번에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프로그램과 콘텐츠 결에 맞는 굿즈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


마침 이런 시기에 굿즈를 다룬 전시라니. 내로라하는 인기 브랜드의 굿즈를 한 곳에 모았다는 희귀한 경험에 서둘러 예약을 했다. 좋은 레퍼런스를 수집할 수 있겠구나!




브랜딩 필수요소

굿즈


처음엔 특정 스타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팬 사이를 이어주고, 팬덤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상품을 의미했다. 하지만 더 이상 제품 성능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운 브랜드 사이에서 고객과 긴밀히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굿즈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엔 브랜드도 스타나 캐릭터처럼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시키니 대상의 범위가 확대되었을 뿐 견고한 팬덤을 유지한다는 목적은 여전히 같겠다


<오브젝트 바이 프로젝트> 는 '좋아 보여서, 느낌이 좋아서 굿즈'라는 슬로건 아래, 저명한 디자이너 5명과 각기 다른 25개 브랜드가 어떤 굿즈를 만들었는지 소개한 전시였다. 수많은 굿즈 중 내 기준에서 가장 좋아 보이고 느낌이 좋은 브랜드 굿즈 9개를 골랐다.


전시 입구



좋아 보이고 느낌이 좋았던

굿즈 9가지



1 당근마켓

전시된 브랜드 중 어린 축에 속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가장 높지 않을까. 소개한 굿즈는 총 3개로 가장 적었지만 입구 바로 앞 자리를 차지할 만큼 존재감은 컸다. 뭐, 개수가 중요하겠는가. 브랜드나 서비스를 맥락에 맞게 충실하게 담았느냐가 중요하겠지! 

먼저 장바구니. 거래 물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일 뿐만 아니라 거래 전에 당근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역할도 한다. 근본적으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사용성도 높여주는 수단인 셈이다. 다음은 슬리퍼다. 슬리퍼를 신고 생활하는 '슬세권' 서비스를 잘 담아낸 굿즈다. 찾아보니 같은 슬세권 경험을 공유하는 올리브영과 슬리퍼+가방 콜라보 굿즈를 만들기도 했단다. 올리브영은 당근마켓을 통해 슬세권 매장 혜택을 주고, 당근마켓은 올리브영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 브랜드 접점을 늘린다는 목적이다. (절로 고개가 끄덕이는 콜라보다...!) 게다가 '당근이세영? 올영갑니당' 카피도 어쩜 이렇게 깜찍하게 잘 만들었는지. 맥락에 맞고 의도가 잘 이해되는 협업과 굿즈가 난 좋다.




2 대신증권


증권사에서 굿즈를? 증권사가 유독 고객 접점이 적은 편이라 한다. 옛날에는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방문하기도 했는데 요즘엔 온라인으로 대부분이 가능하니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빈도수가 줄었다. 판매 상품인 주식도 타 브랜드와 크게 차별화하기 어려워서 증권사 중 유일하게 브랜딩 조직을 꾸리고 굿즈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탠드 컵은 세척 후 보관할 때 물빠짐과 건조가 용이하도록 손잡이를 스탠드처럼 세울 수 있게 만든 컵이다. 기성 컵에 로고만 새긴 게 아니라 컵 자체를 전혀 새롭게 디자인했다. 단순히 굿즈라고 부르기엔 아까웠다. 여느 생활용품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아이디어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나 공을 들인 이유가 뭘까. 브랜드와 고객 간 신뢰는 산업군을 막론하고 중요하지만 금융권 분야는 유독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은행, 보험, 증권 비즈니스는 신뢰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브랜드와 고객 간 신뢰를 스탠드 컵으로 표현하려던 건 아닐지 생각했다. 앞으로 대신증권이 선보일 굿즈가 기대된다.


스케치와 목업을 전시해 스탠드 컵을 개발하기까지 과정과 노력을 보여 준다




3 삼립호빵

제품이 가진 이미지를 잘 반영한 굿즈라고 생각했다. '호빵 = 겨울 간식 = 따듯함'이란 맥락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굿즈였다. 폭신폭신한 호빵을 그대로 사이즈업 한 푹신푹신한 쿠션, 겨울 칼바람을 막아 줄 복슬복슬한 털 모자와 목도리, 고요한 잠 자리에 온기를 채워 줄 보들보들한 파자마. 그중 제일 재미있는 건 50년간의 호빵 역사를 아카이빙한 <호빵책>이었다. 일단 50년이란 시간을 누가 흉내낼 수 있겠는가! 희소 가치가 충분했다. 내지 속 고퀄리티 사진과 깔끔한 편집 디자인도 좋았지만 그보다 책을 감싸는 종이띠를 호빵을 감싸는 종이 껍질로 만든 디테일에 감탄했다. 




4 배달의민족

'굿즈' 하면 빠질 수 없는 브랜드, 배달의민족. 일반적으로 로고나 캐릭터, 컬러 같은 시각 요소를 활용하기 보다 재치 있는 문구로 평범한 제품도 다르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게 볼 때마다 흥미롭다. 굿즈 뿐만 아니라 광고와 앱 서비스까지, 여러 브랜드 접점에서 일관된 이미지를 유지하는 일도 정말 배울 만하다.




5 SK하이닉스

SK 하이닉스는 '행복나눔기금'을 조성하여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 '행복 교복'은 기증 받은 중고 교복을 어르신들이 세탁하고 수선하여 시중가의 10%로 재판매하는 활동이다. 중고 교복을 가방과 파우치로 업사이클하여 환경도 고민하고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가 좋았다. 굿즈를 구매하는 목적에는 기분전환도 있지만 사회에 도움까지 줄 수 있다면 일단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6 위메프

'위 메이크 잇'이라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굿즈. '위 메이크 잇'은 위메프가 제로웨이스트를 고민하는 창작자와 협업하여 친환경 상품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제안하는 캠페인이라 한다. 수익금은 창작자에게 돌아가고, 위메프가 자체적으로 만든 제품의 수익금은 공익사업에 투자된다고 한다.

전시에 소개된 WE MAKE H22 시리즈는 비닐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H22라는 브랜드와 버려질 뻔한 위메프 내부 비닐 자재를 업사이클하여 만든 굿즈다.




7 예스24

예스24와 모나미가 함께 만든 굿즈. 실과 바늘처럼 책과 필기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조합 아닌가. 책 분위기를 색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요즘엔 필사를 취미로 즐긴다는 점에서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생각도 했다. 좋은 글귀와 예쁜 필기구가 필사 세트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는데 이 부분을 좀 더 건드려도 좋았겠다.




8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에서는 높은 인기를 얻은 작품을 선별해서 만든 미니북이 눈에 띄었다. 웹툰과 웹소설은 모바일 콘텐츠라 물성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데 만질 수 있는 책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좋았다. 




9 시몬스

이번 여름 부산에서 진행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팝업 행사 굿즈가 전시되었다. 일부 굿즈는 소셜 라이징을 위해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컬 브랜드와 협업했다. 지역 근방에 가볼만 한 카페나 맛집 뿐만 아니라 이발소, 카센터, 세탁소 같이 정말 지역적인 스폿도 소개한 '앨리 맵'도 배포했다.

시몬스는 지역활성화에 노력하는 브랜드다. 본점이 있는 이천에 '시몬스 테라스'라는 소셜 스페이스를 만들고 이천 쌀을 활용한 메뉴를 판매하는 이유다. 침대나 수면과 연결되는 굿즈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 지역사회를 연결짓는 노력은 보기 좋았다.





맥락에 맞는

굿즈


전시를 보고 내 기준에서 좋아 보이고 느낌이 좋은 굿즈 9개를 소개했다. 자꾸 맥락, 맥락하는데... 나는 실용성도 있고 맥락에도 맞는 굿즈에 가장 호감이 갔다. 브랜드는 굿즈를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고 있다.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고객층을 사로 잡기 위해 재미있는 굿즈를 만들기도 하고,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의미있는 굿즈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왜 만들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굿즈가 나에겐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사용성은 기본으로 갖추고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연상되거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굿즈 말이다. 물론 소비는 개인 성향이라 무엇이 맞고 틀리다 할 수 없다. 동종 업계에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으리라!


아무래도 인터넷으로는 평소에 관심 있는 브랜드 소식만 골라 들으니까 오히려 폭이 좁은 정보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았다. 잘 모르는 브랜드 굿즈까지 볼 수 있었던 점이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더 많은 이야기

전시 전반에 대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이어집니다.



참고 링크

전시소개ㅣ오브젝트바이프로젝트, 디자인프레스 네이버블로그당근마켓ㅣ'슬세권' 당근마켓X올리브영, 한정판 굿즈 이벤트대신증권ㅣ스타벅스도 아닌 대신증권이 만든 굿즈를 누가 사려할까시몬스ㅣ인싸력 충전! 해리단길 핫플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배너 이미지 출처ㅣ당근마켓, 대신증권, Studio-a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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