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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없는 예술을 향하여[아티스트 시즈(Siz)인터뷰]

어떤 형태로든 변하는, 물 같은 인생을 닮은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

by 임달




정답 없는 예술을 향하여 [아티스트 시즈(Siz) 인터뷰]

어떤 형태로든 변하는, 물 같은 인생을 닮은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

https://www.instagram.com/season_sizn/


20대 중반, 어리다고 하기도 나이가 많다고 하기도 어려운, 애매하고 혼란스러운 시기. 사람들은 안정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젊음 특유의 패기를 잃지 말라는 모순적인 조언을 하곤 한다. 20대 중반의 우리는 무얼 지표로 삼고 나아가야 하는지 모른 채 그저 정답과 엇비슷해 보이는 길을 걸어갈 뿐이다. 그러나, 이런 각박한 세상 앞에서도 당당히 정답으로부터의 탈피를 주장하는 아티스트가 있다. 때론 정해진 무언가를 따르지 않고, 무한한 가능성의 음악으로 나아가는 아티스트의 음악이 예측불가능한 삶의 힌트가 될 수 있진 않을까? 여기, 그런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 시즈(Siz)'를 만나보자.











Q. 먼저 인터뷰 응해주시고 귀한 발걸음 해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먼저, 인터뷰 시작하기 전에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음악하고 있는 00년생 Siz라고 합니다.


Q.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A. 제가 아직 대학생이라서 개강하고, 뭐 팀플 같은 것도 열심히 하고, 음악도 열심히 만들고, 곧 앨범이 나와서 앨범 마감 작업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Q. 미리 전해 주셨던 앨범 정말 잘 들었어요. 다채롭고 풍부한 밴드사운드도 인상 깊었고, 가사도 정말 좋았던 게, 가사의 낱말 하나하나가 다정하고 아련했거든요. 마치 ‘사랑의 사각지대’, 즉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사랑의 구석구석을 비추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 앨범을 기획할 때 듣는 이들에게 어떤 생각을 전해 주고 싶었나요?


A. 가사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는데 가사는 제가 작성을 안 했고 파아란 님이 쓰셨어요. 작년 중반기부터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처음 기획과는 좀 달라요. 원래는 더 우울한 내용을 많이 담으려고 했죠. 파아란이라는 누나도, 저도 20대 가장 중반에 있는 나이예요. 엄청 어린 나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이가 많다고 하기에는 힘들고. 이런 ‘중반’에서 느낄 수 있는 과도기적인 감정을 많이 느꼈었어요. 특히 선공개 싱글로 나왔던 ‘Hangover’도 그런 의미예요.


https://kko.kakao.com/zGKHI0s5YP

선공개 싱글 'Hangover'


앨범 타이틀곡이 ‘05:43’ 이거든요. 5시 43분이 해가 떠있으면서 동시에 지고 있는, 낮과 밤이라는 두 개의 시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점이거든요. 아침도 여름이면 5시 43분에 해가 뜨잖아요. 그래서 낮과 밤이 공존하는 시간과 저희가 살고 있는 20대 중반의 생각이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부분을 사운드로 담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템포를 중간에 바꾼다거나, 아니면은 남녀 보컬을 이렇게 같이 쓴다거나 하는 방식을 통해 그런 의미를 전해 주고 싶었어요.


Q. 20대 중반이라는 나이 자체가 경계선에 있고, 이렇지도 못한 저렇지도 못한 지점에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이유에서 비롯된 생각인가요?


A.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고, 그거를 계속해서 꿈으로 삼아왔지만, 어떻게 보면 제 나이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진로를 정하기도 하고 방황을 하기도 하거든요. 방황하고 있는 시기라,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때 어떤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인생은 물 같은 거라고 하셨어요. 물은 얼음이 될지도 커피가 될지도 모르는 물질이잖아요. 그런 것처럼 물이 흐를 때 다양한 것들이 섞이면서 또 다른 무언가로 거듭나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은 물 같은 거다.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모르는 거니까. 그 20대 중반과 초중반을 겪어가면서 그게 실감 나더라고요. 다 똑같은 물로 시작하는데 이 과정들을 겪으면서 생각도 달라지는 게 보이고 사는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도 보이고. 그런 면에서 저는 좀 20대 중반이 좀 과도기적이고, 앞으로 나아갈 그런 미래에 있어서 좀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Q. 물 같은 인생, 그러니까 삶은 어떻게 변할지, 그 어떤 형태로 변할지 모른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지금의 시즌은 어떤 형태인 것 같아요?


A. 지금의 저는 두 가지 의미로 증발할 수 있어요. 진짜 잘 돼서 떠오르거나 진짜 아무것도 아니게 되거나.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도 달렸고,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냐가 되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을 해서 약간 증발하기 직전에 수증기 같다고 생각해요.


Q. 그러면 지금 음악이 되게 중요하겠네요. 아까 학원 선생님 알바를 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사실 학원 영어 선생님은 되게 안정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직업인데, 근데 음악이라는 길은 험한 길도 많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강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좀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제가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닌데 안 좋아해요. 왜냐하면 답이 정해져 있는 거를 좀 싫어해서예요. 대신에 창작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고, 대학교도 그런 학과를 다니고 있어요. 그래서 그럴 수도 있지만 창작하는 과제들에 좀 더 힘을 많이 들이는 반면 시험 본다고 하면 그 전날에 급하게 준비하면서 ‘망하든 말든 뭐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으로 살고 있거든요. 저는 창작할 때 창작에만 집중하다 보니 친구들도 그런 주제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좀 더 선호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말씀하신 안정적인 직업도 물론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멋있고 이제 돈도 안정적으로 벌 수 있고 지위도 좋을 수 있지만 그거를 제가 원하는 삶이냐고 하면은 완전히 그런 것 같진 않고. 저는 좀 더 제가 하고 싶은 거를 하고 사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창작에 100% 쏟는 건 아니고요. 나름대로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열심히 사는 거는 똑같지만 방향성이 좀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아까 어떤 예술 활동 또는 창작 활동을 할 때 생각이 없어진다라고 하셨잖아요. 근데 어떻게 모순적으로 보면 왜냐하면 예술은 자신의 생각을 담는 거니까요.

A. 맞아요. 예를 들면은 어제도 당장 제 개인 앨범에 실을 가사를 쓰고 있었어요. 되게 힘들던 시절에 대한 가사였는데, 그렇게 쌓여 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텍스트에 넣으면 진짜 더 이상 그거를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그 가사로 남겨지고 제 머릿속에서는 사라지거든요. 그래서 좋아요. 이 음악에 대한 생각 외에는 된다는 생각에 그 외 생각은 없어지는 거죠.


Q. 근데 예술이라는 게 단지 음악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글일 수도 있고 미술일 수도 있고 조각일 수도 있고 춤일 수도 있고. 되게 여러 가지 예술의 길이 있는데 왜 하필 음악을 선택하셨어요?


A. 어떻게 보면 반대예요. 예술을 하고 싶어서 음악을 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하다 보니까 예술도 하게 되는 거죠. 저는 어릴 때 빅뱅을 시작으로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만 알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좀 영화도 많이 보고 했죠. 그러다 보니까 다른 예술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Q. 다양한 예술을 찾아보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나요?


A. 제가 스릴러 영화를 진짜 좋아해요. 보고는 막 그냥 진짜 멋있다, 이런 연출 되게 재밌다, 이런 것도 존재하는구나,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최근에 프리다 칼로라는 멕시코 화가가 있는데 그분 전시가 저희 집 바로 앞에 해서 보고 왔어요. ‘어떻게 이런 거를 그릴 생각을 했지?’ 그러니까 예를 들면 막 피카소처럼 추상적인 게 아니라 그냥 그림에 자기가 욕조에 이렇게 담겨 있고, 자기 국가와 관련된 것들을 그냥 막 그려놓고, 자기의 삶과 관련된 거 그려놓는, 그 약간 콜라주처럼 나열이 되는데. 의문이 든 거죠. ‘왜 굳이 저렇게 하지? 더 비유적으로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좀 더 오히려 더 드러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러다 아 이분이 말하고자 하는 게 결국에는 정해진 게 아니라 ‘그것들이 혼재된 자기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 노트장에 적었죠. ‘프리다 칼로는 무엇을 그리고자 하였는가’라고. 이런 식으로 얻는 영감도 많죠.


https://www.artart.toda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9192922&t=board

프리다칼로의 미술 관련 포스트.


Q.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니까 정답보다 정해져 있지 않은, 가능성이 되게 열려 있는 것에 대해서 훨씬 더 매력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A. 맞아요.


Q.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사실 정답인 예술엔 정답이 있다 없다가 많이 갈리잖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어떤 예술관이 궁금해요.


A. 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이거 좀 지금까지 했던 답변과 상충되는 거일 수도 있는데 멋있으면 그냥 ‘멋있네.’ 할 수 있는 거요. 근데 그 멋있다는 게 너무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안 되는 것 같아요. 너무 쉬워서 모두가 다 좋아할 만한 것도 아니고. 저는 까다롭네요(웃음).


Q. 직관적으로 한 번에 ‘멋있다!’ 할 수 있으면서, 그 안에서 더 생각할 수 있는?


A. 어 맞아요. 정확해요. 그 음악이라고 치면은 듣고 좋다, 했는데 뜯어보면은 뜯을 거리가 계속 나오는 음악이요. 트랩, 정통 붐뱁, 이런 것도 좋지만 그보다 조금 어려운 것들을 더 예술적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테면은 칸예 웨스트(Kanye West), 어제 들었던 사람 중에 달렉(Dalek)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주로 익스페리멘탈(Experimental)이라는 장르를 주로 하는데, 앨범이 흐름에 따라 질감이 계속 변하더라고요. 커버 아트를 보시면 인간 모습이 일그러져 있어요. 찾아보니까 사람의 왜곡된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적당히 왜곡하다가 갈수록 더 왜곡되게 만들고. 커버도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고... 처음엔 그냥 되게 재밌었는데, 뜯어보니까 ‘이런 의미가 있구나’.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좋은 예술의 기준은 1번은 듣기 딱 좋아야 하고. 그다음에 의미를 좀 찾아보는 것 같아요.


Q.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그 기준에 부합하는 앨범인가요?


프루스트 앨범 커버 이미지


A. 프루스트라는 앨범 제목 자체가 어떤 사람의 이름이거든요. 그분이 주장하신 효과가 이제 프루스트 효과라는 건데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뿌리던 향수의 냄새를 맡으면 그 사람 이렇게 생각나는 것처럼. 어떤 냄새를 맡았을 때 어떤 생각이나 기억이 촉발되는 걸 프루스트 효과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앨범이 아까 말했던 그 시기와 시간에 대한 앨범인 만큼 냄새를 통해서 느끼는 효과를 청각화해 보자가 모토였고 콘셉트 비디오에서 그렇게 향초를 뿌린 이유도 시각화되는 것을 눈으로 보여주고 싶어서예요. 그래서 향을 뿌려서 어떤 새로운 형상이 생겨나는 것을 시각화하자. 그래서 어떻게 보면은 음악도 좋다, 되게 멋있다 등으로 볼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그런 의미를 담으려고 한 거죠.


https://youtu.be/a84Q2xvOgv0?feature=shared

앨범 컨셉 비디오.

Q. 그러면 5곡 중에 가장 이 앨범에서 내 기획이랑 맞는 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같은 게 따로 있을까요?


A. 이거 되게 의외일 수도 있는데 1번 트랙이 가사 하나도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저 혼자 다 만들었어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그게 제가 다 만들어서라기보다는 그게 뭔지 프로젝트가 뭔지를 그냥 보여주는 거거든요. 처음에 막 그냥 이상한 소리가 들리잖아요. 화이트 노이즈 같은 게 들리는데, 실제로 제가 일본 가는 비행기에서 제 핸드폰으로 녹음을 한 노이즈입니다. 그래서 그 프루스트 효과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오브제가 홍차와 마들렌이에요. 트랙을 들어보면 찻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데, 찻잔을 때리고, 그래서 기억을 촉발시키면서 사운드가 막 펼쳐지고 파도 소리가 들리고, 그런 바다에 있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그런 효과를 적절하게 보여주는 부분이거든요. 마지막에는 다시 비행기에 있던 화이트 노이즈가 나오면서 끝나거든요. 제 프루스트 효과에 대한 해석은 어떤 기억이 이렇게 있는 동안은 그 기억에 젖어 살지만 결국에는 그것도 언젠가는 다시 현실로 우리가 돌아와야 된다는 거를 좀 표현하기 위해서 끝까지 사운드가 나오는 게 아니라 중간에 딱 끊기면서 다시 평소에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런 그림을 좀 담으려고 했다 보니까 제가 생각하는 앨범 전체의 기획 의도를 한 곡에 다 담아서 표현한 트랙이죠. 4번 트랙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제가 신시사이저 전자 악기를 좀 일부러 의도적으로 많이 썼거든요.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거는 록 음악도 아니고 알앤비 음악도 아니고 전자 음악도 아니야, 하지만 이런 장치적 요소를 이용했고 이런 주제야, 재밌겠지?


약간 그런 티저 같은 느낌이거든요.


Q. 그 앨범 자체가 파아란이라는 여성 아티스트랑 협업을 한 앨범이잖아요? 어떻게 작업하게 됐는지 비하인드가 궁금해요.


A. 일단은 파아란 님은 저랑 대학교 동기예요. 대학교 힙합 동아리에서 만난 사이고, 같은 과고, 심지어 그러고 나서 같은 과 동아리로 밴드도 했거든요. 그래서 되게 친하고 음악적으로 서로 ‘저 누나 노래 잘하지’, ‘얘 작곡 잘하지’ 이런 식으로 인정하는 사이였는데 제가 군대를 전역하고 와서 옛날에 하이라이트 레코드에 계시던 UGP 형한테 잠깐 레슨을 받았는데, 형이 '그냥 음반을 만드는 게 너한테는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보컬이나 래퍼를 구해서 같이 해 봐라’라고 하셨어요. 마침 그런 기획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여성 보컬을 구하기로 했죠. 옛날에 제가 생각했던 그런 콘셉트대로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시작을 했고 근데 만들다 보니까 그 방향성이 아니게 돼서 아 그럼 프루스트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서 가보자라고 한 거예요.


A. 가사적인 도움을 줬다기보다는 어절 수나 단어의 발음이 가사에서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텍스트 그 자체에 피드백을 하기보다는 음운이나 가사를 음악으로 옮겼을 때는 이럴 거야,라는 걸 더 줬던 것 같아요. 파아란님이 무대도 많이 서고 노래도 많이 해봤지만 가사를 직접 쓰고 멜로디에다 그걸 입히는 거는 경험이 부족했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도움을 줬던 것 같아요.


Q. 이번 앨범은 파아란님이라는 이제 되게 친한 여성 보컬 아티스트 분이랑 하셨잖아요. 혹시 다음 앨범엔 다른 시도도 하고 싶으신가요?


A. 다음에 하고 싶은 게 굉장히 많은데... 일단은 이게 끝나자마자 바로 제 앨범 제작을 본격적으로 들어갈 거고. 다른 많은 분들과 지금 협업을 하려고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와 별개로 제가 진짜 내고 싶은 앨범이 하나 있는데 아까 말했던 물 같은 거예요. 증발되면 못 내는 거고 다른 의미로 좋은 증발이 되면은 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지금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거를 하고 싶어 하는 뭐 그런 상황이죠.


Q. 지금 하는 음악과 정반대의 어떤 음악은 어떠세요?


A. 이번 앨범은 파아란님께서 빠른 음악을 안 선호하기도 하고, 밴드 사운드를 좋아하셔서 밴드 사운드 위주로 작업을 한 거고 저는 원래 장르에 딱히 구애돼서 만드는 것 같지 않아요.


Q. 이제 약간 어떤 장르의 어떤 음악이든 사운드를 만들 때, 그리고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있나요? 1순위로 고려하는?


A. 1순위는 이것도 살짝 그 상황이나 장르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면은 트랩 음악이 작정하고 얼마나 트랩이냐, 붐뱁 음악이면은 작정하고 얼마나 붐뱁이냐, 이런 걸 되게 일단 중요하게 두되 그런 음악을 제가 하지는 않아요. 저는 프로듀싱도 하고 제 것도 만들다 보니까 특히 다른 사람한테 줄 때는 그렇게 만들어요. '이 친구 이거 잘하니까 그런 걸 만들어 줘야지, 이런 걸 잘하고 이런 음악을 좋아하니까 이런 것들을 해주자' 이 사람의 색깔에 맞는 옷을 만들어주자고 생각하고, 제가 할 때는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어떻게 보면은 자전거 타기랑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처음에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페달도 생각하고 밟고, 넘어지는 방향의 반대로 돌려야 한다고 의식하고 돌리잖아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무 생각 없이도 잘 타죠. 사람들과의 협업은 작업이기도 하면서 제 기본기를 쌓는 과정이에요. 그 쌓인 기본기를 토대로 그냥 막 만들었을 때 오히려 제가 들어보고 싶은 것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Q. 그러면 지금까지 음악을 되게 음악 한 계기, 음악에 대한 가치관 뭐 이런 거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러면 최종적으로 음악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고 싶은 게 있나요? 내면의 성숙함이라든지 아니면 뭐 좀 유명해지고 싶다든지 돈을 벌고 싶다든지...


A. 돈 벌면 좋죠. 돈 벌면 좋고 명예가 있으면 좋지만 우선 제가 만족하고 싶어요. 저는 100% 만족하는 작업물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흠잡을 게 진짜 하나도 없는 음악이네 하는 건 진짜 없을 것 같아요. 근데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만약에 돈을 벌어야 하거나 명예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은 사실 명예는 되게 쉽다고 생각하고 돈 벌기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Q. 어떤 이유죠?


A. 다른 힙합 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어요. 저는 한국에서 힙합으로 먹고살기는 불가능하다고 거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에요. 근데 그게 이유가 뭐냐 하면은 한국이라는 국가에서 그런 중요시하는 가치가 있잖아요. 근데 약간 그런 것들과 힙합에서 추구하는 멋이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이유에서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힙합을 사운드만 가지고 접근을 하거든요. 멋을 부린다 아니면 뭐 돈 자랑을 한다 물론 당연히 좋고 저도 그런 가사를 쓴다면 쓰겠지만 그런 것들을 쓰는 게 저에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아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은 음악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제가 만족하는 거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결국에는 사람들이 이거를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을 만들고 싶어요. 다들 음악을 진짜 다른 사람들보다 잘 만들면 내가 빵 뜨겠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아니라, 유튜브나 인스타, 릴스와 같은 다른 콘텐츠들을 다 이겨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예술 활동을 통해서 저도 즐기는 콘텐츠들보다 더 흥미로운 어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집단을 만들어서 이런 바쁜, 빨리빨리 사회가 돼버린 한국 사회에서 잠깐이라도 그 예술을 사람들이 이해하고 좀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팀을 만드는 게 일단 지금은 단기적인 최종 목표인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답변에 성실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시즈님 음악을 듣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있나요?


A. ‘Hangover’에 많은 홍보를 못해서 죄송하고요. 앨범 단위로 봤을 때는 진짜 많이 준비하고 있고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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